초등학교 5학년 아들을 둔 김모(41)씨는 아들의 말에 놀라 청소년상담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김씨는 “내 아이는 유튜브에 크게 관심도 없을 뿐더러 우리 부부는 아이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조절하고 있다”며 “학교에도 스마트폰을 가져가지 못하게 하는데 그러다보니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왕따를 당하고 있어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초등학생들의 중요한 놀이문화로 자리 잡은 유튜브가 교우 관계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유튜브에서 유행하는 콘텐츠를 모르는 학생들은 또래들로부터 소외당하기도 한다. 실제 요즘 초등학생 사이에서 `인싸(인사이더·무리에 적극적으로 끼어 노는 사람)`와 `아싸(아웃사이더·무리에 끼지 못하는 사람)`를 나누는 기준 중 하나가 유튜브다. 유튜브를 본다고 모두 인싸가 되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유튜브를 보지 않는 학생은 아싸로 분류될 수밖에 없다. 인기 BJ를 알지 못하거나 유튜브에서 유행하는 영상, 유행어를 모르면 친구들의 대화에 끼지 못하고 소외당하기도 한다.
여학생들 사이에선 각종 메이크업 영상이 유행하며 화장을 잘 하는 친구가 인싸가 된다. 유튜브에는 `초딩 메이크업 강좌` 등 초등학생이 자신의 얼굴에 직접 화장하는 영상이 적지 않게 올라와 있다. 박경자 경기도청소년상담복지센터 위기지원1팀장은 “화장을 하고 싶지 않아도 친구들 때문에 해야된다는 사례가 있는 등 실제 유튜브에 관심이 없거나 유행 현상을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 또는 그 부모로부터 온 전화 상담이 크게 늘었다”며 “유튜브를 보지 않아 유행을 따라가지 못하는 아이들은 반에서 ‘아싸’로 지내며 정신적인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초등학생에게 부적절한 콘텐츠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권 소장은 “유튜브뿐만 아니라 공급자나 관계기관이 콘텐츠를 모니터링하고 아이들이 유해물을 접했을 때 피드백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아이들의 사회성 발달을 위해서도 스마트폰 사용을 규제하거나 적절한 교육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