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안 보면 `아싸`예요"…친구 사귀기 `필수템`으로

[초딩 유튜브의 그늘]③친구 사귀기에도 영향
유튜브 유행 콘텐츠가 초등학생들의 주관심사 돼
유튜브에 관심없어 또래로부터 소외당하는 아이도
"타인과 관계 형성 시기에 좋지 않은 영향 줄 수도"
  • 등록 2019-02-20 오전 6:11:00

    수정 2019-02-20 오전 8:23:26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유튜브 안 봐서 친구들한테 왕따 당해요.”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을 둔 김모(41)씨는 아들의 말에 놀라 청소년상담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김씨는 “내 아이는 유튜브에 크게 관심도 없을 뿐더러 우리 부부는 아이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조절하고 있다”며 “학교에도 스마트폰을 가져가지 못하게 하는데 그러다보니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왕따를 당하고 있어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초등학생들의 중요한 놀이문화로 자리 잡은 유튜브가 교우 관계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유튜브에서 유행하는 콘텐츠를 모르는 학생들은 또래들로부터 소외당하기도 한다. 실제 요즘 초등학생 사이에서 `인싸(인사이더·무리에 적극적으로 끼어 노는 사람)`와 `아싸(아웃사이더·무리에 끼지 못하는 사람)`를 나누는 기준 중 하나가 유튜브다. 유튜브를 본다고 모두 인싸가 되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유튜브를 보지 않는 학생은 아싸로 분류될 수밖에 없다. 인기 BJ를 알지 못하거나 유튜브에서 유행하는 영상, 유행어를 모르면 친구들의 대화에 끼지 못하고 소외당하기도 한다.

경기도 수원시 한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5학년 김모군은 “친구들 모두 학교·학원이나 집에서 유튜브를 보고 게임과 전자기기 리뷰 같은 것을 주로 시청한다”며 “친구들과 유튜브에서 본 것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있는데 유튜브를 보지 않는 친구는 아무래도 인싸가 되긴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여학생들 사이에선 각종 메이크업 영상이 유행하며 화장을 잘 하는 친구가 인싸가 된다. 유튜브에는 `초딩 메이크업 강좌` 등 초등학생이 자신의 얼굴에 직접 화장하는 영상이 적지 않게 올라와 있다. 박경자 경기도청소년상담복지센터 위기지원1팀장은 “화장을 하고 싶지 않아도 친구들 때문에 해야된다는 사례가 있는 등 실제 유튜브에 관심이 없거나 유행 현상을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 또는 그 부모로부터 온 전화 상담이 크게 늘었다”며 “유튜브를 보지 않아 유행을 따라가지 못하는 아이들은 반에서 ‘아싸’로 지내며 정신적인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요즘 초등학생들은 친구들과 함께 놀이를 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 유튜브를 들여다보기 때문에 서로 간 상호작용이 전보다 줄어든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타인과 공감하고 이해하는 행위, 타인을 배려하는 태도를 배우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권장희 놀이미디어교육센터 소장은 “유튜브는 쌍방향 소통하는 채널이 아니라 TV처럼 일방향으로 메시지를 내보내는 식이다”라며 “대부분 여가시간에 유튜브를 보고 난 후 친구들과 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식으로만 친구들과 관계 형성이 이뤄지면 사회성을 학습해야 하는 아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초등학생에게 부적절한 콘텐츠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권 소장은 “유튜브뿐만 아니라 공급자나 관계기관이 콘텐츠를 모니터링하고 아이들이 유해물을 접했을 때 피드백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아이들의 사회성 발달을 위해서도 스마트폰 사용을 규제하거나 적절한 교육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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