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참이슬 天下…전국제패 '경상도'만 남았다

참이슬, 전국 점유율 53% 추정…서울 및 수도권선 60%이상 점유
지역 소주 수도권 공략 틈타…참이슬, 병뚜껑 마케팅으로 지방시장 역공
경상권, 전국서 점유율 가장 낮아…참이슬, 저도주 마케팅으로 공략 강화
  • 등록 2019-07-25 오전 6:30:00

    수정 2019-07-25 오전 6:30:00

전국 지역별 대표 소주 및 숫자로 본 참이슬 기록. (그래프=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전국 8도 제패가 코앞이다. 경상도의 벽만 넘으면 명실상부한 전국구로 올라선다. 국내 대표 소주 브랜드인 하이트진로의 ‘참이슬’ 얘기다.

참이슬은 경상도를 제외한 서울 및 수도권, 강원·전라·충청 지역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지역소주인 ‘대선소주’와 ‘좋은데이’의 충성고객이 많은 경상권에서도 차츰 점유율을 높이며 1위 왕좌에 앉기 위한 시동을 걸고 있다. 이에 따라 참이슬과 지역 소주 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참이슬의 업계 추정치 전국 점유율은 53% 가량이다. 이어 롯데주류의 ‘처음처럼’이 약 20%의 점유율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참이슬의 높은 점유율은 전국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말해준다.

실제로 업계에서 추정한 참이슬의 지역별 점유율을 살펴보면 경상권을 제외하고 50% 안팎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우선 서울 및 수도원은 60~65%로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 지역은 참이슬과 처음처럼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처음처럼의 추정 점유율은 35~40%다.

참이슬은 전북과 강원에서도 각각 50~60%, 50~55%의 점유율로 1위에 올랐고, 충청(40~50%), 전남(45~50%), 제주(40~45%)에서도 절대 우위를 지키고 있다.

반면, 경북과 경남에서는 각각 20~25%, 10~15%로 저조하다. 대선소주(대선주조)와 좋은데이(무학)가 부산과 경남 및 경북으로 이뤄진 경상권 시장을 양분하고 있어서다.

다만 경상권 시장에서도 변화의 조짐은 엿보이고 있다. 참이슬의 시장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는 것. 2014년만 해도 참이슬의 부산과 경남 점유율은 각각 5%, 6%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5년 저도주인 ‘참이슬 16.9’ 출시를 기점으로 점유율이 상승하더니 최근에는 두 자릿수까지 확대했다.

지역소주 아성 깬 하이트진로

참이슬의 성과는 지역 소주 시장의 폐쇄성이 흐려졌음을 입증하는 것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소주 시장은 전통적으로 지역 브랜드의 독무대였다. 1975년 지방 소주 업계 보호를 명목으로 정부가 각 시·도별로 1개의 업체만 소주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한 자도주법(1996년 폐지)을 시행했기 때문이다. 특히 생산량의 50%를 지역 내에서 소비하도록 해 점유율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보해양조, 무학, 한라산 등이 지역 내에서 한때 90%가량의 점유율을 기록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자도주법의 폐지는 무한경쟁 시대를 의미했지만, 소비자의 입맛을 바꾸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지역별 특성에 맞춰 소주 시장이 성장했기 때문이다. 지역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과거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건재하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서울 및 경기권은 진로에서 참이슬로 바뀌었지만, 생산업체가 같은 곳이어서 사실상 주도권을 여전히 쥐고 있는 셈이다. 전라도는 ‘잎새주’로 유명한 보해양조가 광주·전남시장을 석권하고 있었고, 전북은 ‘보배로’로 보배가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보배가 2013년 하이트진로에 흡수·합병되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보해양조는 호남권에 유일하게 남은 소주 업체다.

하이트진로의 소주 ‘참이슬’이 경상권을 제외하고 모든 지역에서 점유율 1위에 올랐다.(사진=이데일리DB)
강원도는 ‘경월소주’가 지역의 소주시장을 독주하고 있었지만 경영난으로 1993년 두산에 매각됐다가 2009년 롯데주류에 다시 인수되면서 자취를 감췄다. 충청도는 충청북도의 ‘시원소주’(충북소주), 대전·충남의 ‘이제우린’(맥키스컴퍼니)이 지역소주로 여전히 사랑을 받고 있다.

참이슬의 지방 시장 공략은 병뚜껑에서 시작한다. 병뚜껑 마케팅으로 지방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린 것. 참이슬을 판매한 뒤 남은 병뚜껑을 모아 반납하면 일정한 보상을 제공하는 마케팅을 진행한 것이다.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자영업자들이 손님들에게 참이슬을 우선 추천하도록 만들었다. 참이슬의 병뚜껑 프로모션은 무학, 보해양조 등 지역 소주 업체들이 수도권 공략으로 안방 사수에 소홀한 틈을 타 손쉽게 점유율 확대로 이어질 수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지방 주류시장에서는 참이슬의 병뚜껑 마케팅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있다”며 “실제로 주점 등에서 참이슬을 쉽게 찾을 수 있는 것도 이런 영향일 것”이라고 말했다.

참이슬은 과거에도 성공적인 병뚜껑 마케팅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참이슬의 전신인 진로가 1960년대 후반 경쟁사였던 삼학과의 이른바 ‘소주 전쟁’에서 벌였던 ‘왕관 회수 작전’과 비슷한 프로모션이다. 왕관 회수 작전이란 진로 소주의 상징인 두꺼비 로고가 박힌 소주 마개를 가져오면 재봉틀이나 금두꺼비 등 경품을 주는 행사였다.

울산·경남 지역의 1위 소주 ‘좋은데이’. (사진=무학)
◇참이슬 전국 제패 마지막 퍼즐 ‘경상권’


마지막 남은 과제는 경상권 시장이다. 참이슬은 경상권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으나 저도주로 승부를 보고 있다. 경상권이 전통적으로 저도주를 즐겨 마시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1995년 울산·경남의 ‘화이트소주’(무학)가 23도로 출시된 이후 ‘시원소주’(대선주조)와 ‘참소주’(금복주)도 23도로 선보이며 인기를 끌었다.

참이슬도 저도주 시장에서는 내공이 상당했다. 1998년 출시한 참이슬은 ‘소주=25도’로 통하던 1990년대 후반 23도로 출시해 파란을 일으켰다. 참이슬의 선택은 옳았다. 출시 후 6개월 만에 1억병을 판매했다. 출시 10주년인 2008년에는 누적판매 140억병을 기록했다. 2012년 최단 기간 200억병 판매 기록을 수립했다. 특히 국내 출시 20년인 지난해 9월 30일까지의 누적 판매량은 301억 병에 달한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전국에 퍼져있는 영업망을 활용한 지역별 맞춤 영업과 20~30대를 공략하기 위해 대학가 등 트렌디한 상권을 중심으로 판촉활동을 벌인 것이 주효했다”며 “점유율이 다소 낮은 경상권에서는 저도주 출시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으며 지난 3월 마산공장에 소주라인을 설치해 시장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미모가 더 빛나
  • 빠빠 빨간맛~♬
  • 이부진, 장미란과 '호호'
  • 홈런 신기록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