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새로운 날 올 거야"…팬데믹 위로하는 '메모리'

40주년 기념공연 뮤지컬 '캣츠'
조아나 암필, 역대급 무대 선사
'메이크업 마스크' 등 연출 변화
코로나19 시대, 희망의 메시지 담아
  • 등록 2020-09-15 오전 5:30:00

    수정 2020-09-15 오전 5:30:0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밤하늘 달빛을 바라봐요. 아름다운 추억에 마음을 열어요. 그곳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다면 새로운 날 올 거야.”

뮤지컬 ‘캣츠’ 내한공연은 그동안 한국 관객만을 위해 마련한 특별한 무대를 선사해왔다. 2막 오프닝 넘버 ‘행복의 순간들’(The Moment of Happiness) 중간에 삽입돼 있는 대표곡 ‘메모리’(Memory)의 한 소절을 제마이마 역의 외국 배우가 한국어로 부르는 것이다.

뮤지컬 ‘캣츠’ 40주년 내한공연의 한 장면(사진=에스앤코).


지난 9일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40주년 기념 내한공연으로 개막한 ‘캣츠’에서도 어김없이 한국어 가사로 부르는 ‘메모리’가 등장한다. 언제 들어도 가슴 뭉클한 명곡이지만 이번에는 그 울림이 다르다. 코로나19 팬데믹 시대를 살고 있는 탓에 “새로운 날 올 거야”라는 노랫말이 관객의 마음을 더 깊이 파고든다.

‘메모리’의 울림은 2막 오프닝에서 끝나지 않는다. 이번 공연의 그리자벨라 역을 맡은 배우 조아나 암필은 2막 후반부에서 그야말로 ‘역대급’이라 할만한 ‘메모리’를 들려준다. 자그마한 체구에서 나오는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무대를 압도하는 암필의 무대는 올해 ‘캣츠’를 봐야하는 이유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캣츠’는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걸작이다. T.S. 엘리엇의 시집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를 무대로 옮긴 이 작품은 제각각 개성이 뚜렷한 고양이들로 변신한 배우들의 춤과 노래, 퍼포먼스를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겁다. 여기에 클래식과 록, 디스코, 팝 등 다양한 장르가 뒤섞인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음악도 뮤지컬 본연의 재미를 느끼게 한다.

1981년 초연 이후 지금까지 큰 변화가 없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왜 ‘캣츠’를 다시 봐야 하는지 궁금증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올해는 여느 때보다 뛰어난 배우들로 캐스팅을 꾸려 이들의 활약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리자벨라 역의 암필은 웨스트엔드에서 ‘미스 사이공’ ‘레미제라블’ 등의 주역을 맡았던 디바다. 또한 웨스트엔드 출신의 스타 댄 파트리지(럼 텀 터거 역), 그리고 국내 뮤지컬 팬들에게도 친숙한 브래드 리틀(올드 듀터러노미 역) 등이 출연해 여느 해보다 뛰어난 열연을 펼친다.

올해는 코로나19 시대를 반영해 작지만 의미 있는 연출을 새롭게 가미했다. 1막 시작과 함께 객석 사이로 고양이들이 등장할 때 배우들이 ‘메이크업 마스크’를 쓰고 등장하는 것이다. 언뜻 보면 분장과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절묘하게 만든 마스크로 안전을 대비해 공연을 진행한다.

‘캣츠’는 고양이들의 이야기지만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럼 텀 터거와 사고뭉치 몽고제리·럼플티저처럼 청춘의 열정을 느낄 수 있는 고양이가 있는가 하면, 그리자벨라와 극장 고양이 거스처럼 과거의 영광을 뒤로 한 채 쓸쓸히 삶을 이어가는 고양이도 있다. ‘캣츠’는 이들 모두의 삶을 존중하며 희망을 잃지 말자고 노래한다. 40주년을 맞은 ‘캣츠’는 코로나19 시대를 위로하는 뮤지컬로 다시 태어났다. 공연은 11월 8일까지.

뮤지컬 ‘캣츠’ 40주년 내한공연 장면(사진=에스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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