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서열 1위, 北核언급 피했지만.."충분한 對北압박"(종합)

  • 등록 2016-05-03 오전 6:15:04

    수정 2016-05-03 오전 6:15:04

[테헤란(이란)=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이란의 ‘벨라야트 이 파키르’(최고지도자)이자 가장 높은 성직자를 의미하는 ‘아야톨라’ 지위의 알리 하메네이의 입에서 북핵(北核) 문제와 관련한 직접적인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하메네이가 이슬람권의 종주국을 자처하며 시아파의 맹주로 군림하는 이란의 명실상부한 1인자인 만큼 박근혜 대통령과 하메네이 간 면담 자체만으로도 대북(對北)압박 효과는 적지 않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생각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테헤란의 최고지도자 집무실에서 약 30분간 하메네이를 만나 중장기적 양국 관계 발전 방향에 대해 큰 틀에서의 의견을 교환했다고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현지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일각에선 하메네이가 권력서열 2위인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 ‘역할 분담’을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실제로 앞서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박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한반도에서 변화를 원한다. 우리는 원칙적으로 어떠한 핵개발도 반대한다”며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통일에 대한 공감을 표하며 사실상 우리와 ‘대북공조’에 나서는 모양새를 연출했다. 이란이 최근 들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고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과는 처한 상황이 다르다며 모든 핵무기에 반대한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견지하긴 했으나, 그동안 북한과 우호적 관계를 맺어온 데다, 한국 정상을 앞에 두고 한 발언이어서 주목됐다.

이와 관련, 이란 측 참모들도 로하니 대통령의 언급이 너무 강해 내심 놀랐다는 후문이다. 한 외교소식통은 “최고지도자라는 자리가 절대 권력을 갖고 있다고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종교 지도자이기 때문에 현실 정치에서는 한발 물러서 있는 위치”라며 “박 대통령과 하네메이의 만남 그 자체만으로도 북한이 받는 효과는 충격은 상당할 것”이라고 했다.

하메네이는 이란 혁명을 이끈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의 후계자로, 신정일치 국가인 이란에서 절대권력을 보유한 헌법상 최고 통치권자다. 1981년부터 1989년까지 이란 대통령을 지냈으며, 1989년 5월 이란 대통령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해 당시 김일성 주석과 회담했다. 중동 전문가들은 “이란을 상대하려면 하메네이부터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고 입을 모을 정도다. 박 대통령이 지난해 4월 중동 4개국 순방 때 착용하지 않았던 이란식 히잡인 루싸리를 두르면서까지 그의 만남에 공을 들여왔던 이유다. 시진핑 중국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세계 주요 정상도 이란을 방문할 때면 빼놓지 않고 하메네이를 만나 왔다.

대신 하메네이 “한·이란 관계 발전 과정에서 한국이 이란에서 뭘 필요로 하는지 생각해 주면서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양국 관계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김 수석은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양국 최고위층 간 유대 형성뿐 아니라 양국 간 우호 협력 관계 발전을 위한 이란 내 지지를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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