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에 의존해 버티는 효성화학, 업황 전망도 ‘최악’
34회 SRE에서 채권시장 전문가 176명 중 30명(17.0%)이 효성화학의 신용등급이 적정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효성화학을 고른 응답자 전원이 신용등급을 현재 수준보다 하향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직군별로 보면 크레딧애널리스트(CA)가 19표, 비CA가 11표로 등급을 하향 조정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현재 NICE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 모두 효성화학의 신용등급을 ‘A-’, 등급전망을 ‘안정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효성화학에 대해 두 신용평가사가 모두 지난 6월 기존 신용등급(A, 부정적)에서 한 단계 하향 조정한 상태지만 시장 참여자들은 현 등급조차도 부적정하다고 보는 모양새다.
시장전문가들은 효성화학의 지속가능성에 물음표를 찍고 있다. 재무건전성이 극히 악화된 상태인 데다 업황마저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 하반기부터 수익성 저하가 지속되면서 차입금 의존도가 늘고,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하기 시작했다. 지난 2021년 말에 522.1%였던 부채비율이 지난해 말 기준 2631.8%로 폭등했다. 지난 1분기에는 9940.6%까지 치솟았다가 지난 상반기 말 기준으로 8937.6%를 기록했다.
하반기 중 잇따른 자금조달을 진행하면서 재무건전성에 일부 개선은 있을 전망이다. 효성화학은 지난 8월~9월 두 차례에 걸쳐 1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하고, 지난달 지주사인 효성으로부터 재무구조 개선 목적의 유상증자로 500억원을 투자받으면서 급한 불 끄기에 나섰다. 한동안 설비 및 운영 문제가 있던 베트남 공장 가동률 확대 등으로 영업적자 폭이 줄어든 점도 일부 긍정적인 요인이다. 효성화학의 영업적자는 지난해 3분기 1398억원에서 지난 3분기 28억원으로 감소했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도 영업이익에서는 원가부담 확대 등으로 적자폭이 확대가 불가피하다”며 “베트남 법인 체력 개선은 주목할만한 점”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효성화학 측은 “신종자본증권 발행과 유상증자 등 회사의 재무 건전성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베트남 사업장에 대한 성과도 기대가 되는 시점인 만큼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