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단 펫시장]③외산 브랜드 독주…韓기업 힘 못 써

CJ제일제당·빙그레, 실적 부진에 펫푸드 사업 철수
하림, 매출 꾸준히 늘어도 적자 지속
시저·퓨리나 등 수입 브랜드 점유율 사실상 90% 육박
동물병원·전문몰 중심 유통망 뚫기도 힘들어
  • 등록 2020-05-15 오전 5:45:00

    수정 2020-05-15 오전 5:45:00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반려동물 시장은 매년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지만 정작 시장에 뛰어든 국내 기업들은 웃지 못하고 있다. 기존 식품 제조 노하우를 믿고 진출한 대기업들이 유의미한 실적을 거두지 못하거나 아예 사업 철수를 선언하는 경우도 여럿 나오고 있다.

업계에선 국내 소비자들의 해외 브랜드 선호 경향과 유통망 선점 실패를 원인으로 꼽고 있다.

CJ제일제당이 선보인 펫푸드 브랜드 ‘오 네이처’.(사진=CJ제일제당)
국내 주요 식품기업 중 펫푸드 시장에 진출한 경험이 있거나 현재 사업 중인 곳은 CJ제일제당, 빙그레, 하림, 동원F&B 등이다.

CJ제일제당은 2013년 반려동물 전용 식품 브랜드 ‘오 프레시’와 ‘오 네이처’를 출시했다가 지난해 하반기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오 프레시와 오 네이처의 지난해 매출은 100억원 수준이다. CJ제일제당의 전체 생물자원(사료) 사업 매출이 2조원에 달한 것을 고려하면 0.5% 수준이다.

특히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이 과정에서 펫푸드 사업이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철수 대상에 올랐다.

빙그레도 펫푸드 사업에 진출했지만 불과 1년 반 만에 철수를 선언했다.

빙그레는 2018년 유제품 생산 노하우를 활용해 반려동물 전용 우유 ‘펫밀크’를 출시했다. 야심차게 진출했지만,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치자 지난해 12월 철수를 결정했다. 빙그레는 부진했던 펫푸드 사업과 가정간편식(HMR) 사업 대신 건강기능식품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동원F&B는 2014년 펫푸드 브랜드 ‘뉴트리플랜’으로 시장에 뛰어들고 습식 펫푸드 제품을 주력 상품으로 출시했다. 또 펫푸드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지난해엔 캐나다 프리미엄 펫푸드 브랜드 ‘뉴트람’과 업무협약을 맺고 국내에 건식 펫푸드를 출시했다. 다만 아직까지 연매출은 2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2017년 펫푸드 시장에 진출한 하림은 지난해 매출 10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4배 이상 늘었지만 여전히 70억원대 영업 적자를 내고 있다.

유통 대기업도 자사가 보유한 유통망을 활용해 관련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이마트는 반려동물 용품 멀티숍 ‘몰리스펫샵’으로 시장에 진출했지만 최근 부진점포를 정리하는 등 사업 확장 속도를 조절하는 모양새다.

대구의 한 반려동물호텔에서 반려견이 놀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처럼 국내 대기업들이 펫푸드 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이유는 국내 소비자들의 수입사료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에선 펫푸드 브랜드 ‘시저’로 유명한 미국의 식품 기업 ‘마즈’나 ‘퓨리나’를 운영하는 스위스 ‘네슬레’가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업계에선 실질적인 수입사료 비중이 90%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기업이 기존 수입사료 업체들이 장악한 유통망을 파고드는 것도 녹록치 않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은 일반적으로 동물병원에서 추천하는 사료를 첫 사료로 삼고 좀처럼 바꾸지 않는데, 대부분 동물병원에선 마진율이 높은 수입 사료를 추천한다”며 “대형마트에서도 사료를 판매하지만, 전체 시장을 놓고 보면 동물병원이나 전문 온라인몰 비중이 대부분을 차지해 성과를 내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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