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체인도 숙박 공유 스타트업에 투자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피할 수 없으면 부딪혀라.”
최근 국내외 기업들이 공유경제(sharing economy)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법대 로런스 레식 교수가 처음 사용한 공유경제는 한번 생산된 제품을 여럿이 공유해 쓰는 경제 방식을 말한다. 경기침체에 따른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고 있는 기업들은 자원을 나눠쓰는 공유경제를 위협이 아닌 기회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는 소비자에게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특징 때문에 더 많은 기업들이 소비자들의 이러한 수요를 충족시키는 비즈니스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다임러와 폭스바겐은 이미 ‘카투고’(Car2Go), ‘퀵카’(Quicar) 등 카셰어링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현대차는 최근 ‘올 뉴 투싼’을 출시하면서 카셰어링 업체 그린카와 손 잡고 시승 프로그램을 한 달간 진행했다. 일회성 시승행사에 그치지 않고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 공유경제 플랫폼을 활용한 것이다.
자동차 업종은 차량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버(Uber)의 등장으로 공유경제가 가장 빠르게 확산된 분야다. 그만큼 기존 자동차 업체 위기감도 컸졌다. 그러나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으로 오히려 우버에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활용방식도 점점 정교하고 다양해지고 있다.
프랑스 호텔체인 아코르의 세바스티앙 바쟁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에어비앤비에 투자하지 않은 것은 실수라고 인정했다. 그는 “우리는 경쟁자가 아니다”라며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고 말해 에어비앤비와 협력할 것임을 내비쳤다.
에어비앤비도 호텔과 공식 제휴를 맺지는 않지만 호텔 룸을 사이트에 올리는 것은 막지 않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놨다.
조용수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기존 기업들에게 공유경제가 기존의 생산, 소비 패러다임을 크게 뒤흔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혁신을 갈구하는 소비자와 시장 압력을 이길 수 없기 때문에 기업들은 자신의 비즈니스 영역에 출현한 혁신 흐름을 더 빨리 수용하고 공유경제 참여자들과 윈윈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