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대법원장 김이수 전철 안된다

  • 등록 2017-09-13 오전 6:00:00

    수정 2017-09-13 오전 6:00:00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대한민국 헌법은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장은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만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장관 등과 달리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수 없는 이유다.

헌법에 대법원장과 헌재소장을 임명할 때 ‘국회의 동의’라는 단서를 달아 놓은 이유는 대법원과 헌재의 역할을 감안할 때 대통령 독단으로 임명하지 말고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들의 허락을 구하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지난 11일 국회는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준안을 표결에 부쳐 끝내 부결했다. 국회는 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접수한 후 표결에 이르기까지 무려 110일을 끌었다. 지난 1월 박한철 전 소장 퇴임 이후 223일째 지속하고 있는 헌재소장 공백사태는 다시 원점에서 시작하게 됐다.

국회는 김 후보자 부결 다음날인 12일부터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인사청문회에 나온 의원들의 질문수준을 보면 헌법에 왜 국회의 동의라는 단서를 달아놓았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한 야당의원은 사법연수원 13기수나 선배인 현 양승태 대법원장과 김 후보자의 경력을 비교하며 자질이 부족하다고 윽박질렀다. 또 다른 야당 의원은 변호사회에 요구해야 할 자료를 김 후보자가 내놓지 않았다고 호통 쳤다. 이 정도 억지라면 ‘김이수 사태’가 대법원장 인선 때도 되풀이되지 않으리란 법도 없다.

헌법재판관 출신 원로법조인은 김이수 낙마 후 “국회가 헌법기관을 마비시켰다”고 비판했다. 그가 국회를 비난한 이유는 표결 결과 때문이 아니다. 국회가 부결이든 가결이든 신속하게 ‘응답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지키지 않고 시간만 끌었기 때문이다.

양 대법원장의 임기는 오는 24일까지다. 13일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끝나면 열흘 정도밖에 남지 않는다. 국회가 다시 시간을 끈다면 대법원장과 헌재소장 모두 공석인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다. 국회는 어떤 결론을 내리든 제때 답해야 한다. 국회의 직무유기로 피해를 입는 것은 결국 법원과 헌법재판소의 올바른 판단을 기다리는 국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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