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서민 먼저 덮친 브렉시트, 반면교사 삼아야

  • 등록 2019-09-04 오전 6:00:00

    수정 2019-09-04 오전 6:00:00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집무실 앞에서 집무실 앞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제공)


[런던=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영국은 외식 물가가 비싸기로 악명이 높다. 높은 부동산 가격으로 인해 임대료가 비싼 탓이다. 기자가 런던 노팅힐 인근 식당에서 구운 빵에 계란·소시지·베이컨 등을 곁들인 영국식 아침을 먹었더니 11.5파운드가 나왔다. 원화로 1만7000원에 육박하는 돈이다. 한식당에서 먹은 돌솥비빔밥은 12파운드였다. 한국보다 두 배 정도 비싼 셈이다.

그래서인지 영국인들은 점심을 가볍게 먹는다. 정장 차림의 직장인들이 마트에서 샐러드와 빵을 사들고 사무실로 향하는 모습은 전혀 낯설지 않다. 5파운드 내외, 한국 돈으로 7000원에 끼니를 해결하려는 것이다. 퇴근 후에는 식재료를 사서 조리를 해먹는 게 보통의 가정집 모습이다. 네덜란드·스페인·프랑스 등 유럽연합(EU) 국가들과 무관세 교역이 활발하다보니 식료품이 저렴하고 신선한 덕이다.

10월말로 예정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가 다가오면서 영국 사회가 반으로 쪼개졌다. 강경파 보리스 존슨 총리는 “10월 말 브렉시트를 단행할 것”이라며 찬성파를 결집하고 있고 이를 반대하는 반(反)브렉시트파의 시위는 런던 곳곳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얼핏 보면 정치 갈등의 문제로 비친다.

하지만 직접 접한 현지의 우려는 약간 결이 달랐다. 먹고사는 문제에 더 관심이 많아 보였다. EU와 교역길이 막히면 식료품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는 특히 커진 듯했다. 가뜩이나 브렉시트발(發) 경기 침체 우려 탓에 파운드화가 추락하면서 수입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런던에서 만난 한 국내 당국자는 “값싼 식료품 의존도가 높은 저소득층일수록 브렉시트로 인한 타격이 클 것”이라고 했다. 과거 여느 경제 위기처럼 사회 밑바닥부터 충격이 커질 것이라는 뜻이다.

영국을 거닐며 한국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보수와 진보가 극한 충돌하는 정치과잉의 사회. 그 사이 한국 경제는 호환마마보다 무섭다는 디플레이션을 걱정할 처지가 됐다. 그 후폭풍 역시 영국처럼 서민부터 덮칠 것 같아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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