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치매 전조증상 '경도인지장애' 조기 진단.치료 중요

임선영 바른세상병원 뇌신경클리닉 원장
  • 등록 2020-05-18 오전 7:00:00

    수정 2020-05-18 오전 9:40:23

[임선영 바른세상병원 뇌신경클리닉 원장]이모 씨(여·40)는 얼마 전 친정 엄마 때문에 가슴이 철렁했다. 어버이날 용돈으로 받은 현금이 감쪽같이 사라졌다고 화를 내면서 전화가 왔는데, 그 돈은 며칠 전 이 씨가 친정 엄마와 함께 직접 은행을 찾아 통장에 입금했었기 때문이다. 당시의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것도 걱정스러웠지만
무엇보다 평소답지 않게 화를 내는 어머니의 행동이 더 당황스러웠다. 몇 달 전부터 유독 핸드폰과 지갑 등 물건을 잃어버리고 들어오는 일이 잦아 나이 들어 건망증이 심해졌구나 여기며 넘겼었는데, 이런 일까지 생기고 나니 ‘혹시 치매가 아닐까’라는 생각에 겁이 났다.

치매란 일상생활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던 사람이 후천적인 뇌기능장애로 인해 기억력, 언어기능, 시공간능력, 집중력, 수행기능과 같은 여러 가지 인지기능이 떨어져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장애가 있는 상태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국내 치매 환자는 2015년 38만 6607명에서 2019년 55만 1845명으로 약 42.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는 주로 노년기에 발생하는데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국내 치매 환자의 수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향후 치매 환자의 효율적인 진단과 예방, 치료 관리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필요하다.

인지장애는 있으나 치매라고 할만큼 심하지 않으면 경도인지장애라 한다. 경도인지장애는 동일한 연령과 교육수준에 비해 인지기능이 저하됐으나 일상생활능력과 사회적인 역할수행능력은 유지되는 상태로 정상노화와 치매의 중간 단계이다. 특히 경도인지장애는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치매를 비교적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단계로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임상적으로 중요하다. 경도인지장애나 치매 진단은 자세한 병력 청취, 신체 및 신경학적 진찰을 시행해 경도인지장애나 치매 증후군에 부합하는지 우선 확인하고, 신경심리검사를 통해 인지기능장애가 있는지 확인한다. 이후 혈액검사 및 뇌 CT 나 MRI 등의 영상 검사로 인지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원인 질환이 무엇인지를 확인한다.

치매를 유발하는 가장 흔한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은 대뇌 피질세포의 점진적인 소실로 인해 기억장애를 포함한 전반적인 인지기능장애가 발생하고, 행동장애도 나타나 결국은 모든 일상생활 수행능력을 상실하는 질환이다. 최근에 나눈 대화나 일상을 기억하지 못하고 말하고자 하는 단어가 잘 생각나지 않거나 상대방의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며 성격 변화가 나타나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

현재까지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억제하거나 완치할 수 있는 치료방법은 없으나 콜린성신경전달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어 약물 치료를 하면서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또한 경도인지장애가 치매로 진행하는 것을 멈출 수 있는 효과적인 약물은 없으나 비약물치료 중 인지중재 치료, 유산소운동 등이 집중력, 전두엽수행기능과 기억력을 개선한다는 보고가 있다. 아울러 뇌혈관질환 기왕력과 관계없이 철저한 혈관위험인자 조절과 적절한 항혈전제 복용이 뇌졸중 발생을 예방하면서 인지기능장애 지연에도 도움이 되므로, 부모님의 건강 상태를 수시로 체크하고 인지 기능에 문제가 있을 때에는 신경과 전문의를 찾아 조기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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