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상부경추 손상시 전신마비까지...수술 집도의 경험이 중요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최만규 교수, "하이엔드 경추수술 통해 삶의 질 높인다"
  • 등록 2024-03-20 오전 7:48:20

    수정 2024-03-20 오전 7:48:20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최만규 교수] 척추는 32~33개의 뼈로 이뤄져 있으며, 머리 쪽에서 가까운 척추는 경추다. 두개골 기저부에서부터 흉추까지 연결하는 목 부위의 뼈다. 경추는 신경을 보호하고 목의 움직임과 신체의 자세, 시야 확보까지 담당하는 중요한 부위다. 1번부터 시작해 총 7개의 뼈로 구성돼 있는데, 손상 시 전신마비 등 심각한 증상을 초래하는 동시에 치료가 용이하지 않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7개의 뼈 중 1번과 2번은 상부 경추, 3번부터 7번까지는 하부 경추로 구분한다. 상부 경추는 위치와 모양으로 인해 한 번 손상되면 수술 및 시술이 매우 까다롭다. 뇌와 접해 있어 자칫 잘못 건드리면 회복불능의 상태가 될 수 있으며, 타 경추에 비해 굴곡져 있어 접합이 어렵다. 상부 경추 질환의 약 60~70%는 낙상, 교통사고 등 외상에 의해 발생한다. 이외에도 협착, 디스크 등으로 인한 손상, 선천적 자가면역질환을 보유한 환자 중 상부 경추에 퇴행이 온 경우 등이 있다.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최만규 교수
경추 수술, 특히 상부 경추 수술은 정형외과 뿐만 아니라 신경외과에서도 시행하고 있다. 물론, 어느 진료과에서 수술을 하느냐보다 중요한 건 얼마만큼 정교하게 수술하는 지다. 상부 경추 수술이 까다로운 이유는 뇌척수 때문이다. 뼈 구조가 ‘추골동맥, 신경관, 척수신경’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 구조의 틈과 틈 사이는 3~4㎜로 매우 협소하다. 수술 시 이 틈으로 나사를 넣어야 하는데 자칫 잘못하면 혈관이 터질 위험이 있으며, 신경으로 나사가 들어가면 마비가 올 수 있다.

상부 경추 손상의 치료는 크게 수술적 방법과 비수술적 방법으로 구분된다. 비수술적 방법은 보조기를 착용하는 것이다. 다만, 보조기를 착용하면 일상 생활에 제약이 많다는 단점이 있다. 장비 자체가 매우 크며, 보조기 중 일부는 두개골에 구멍을 뚫어 고정시킨 상태로 환자가 반 년 이상을 지내야 하기 때문에 큰 불편을 호소한다.

수술적 방법으로는 ‘유합수술’이 있다. 경추 1번과 2번을 붙이는 것이다. 이 부위는 타 경추와 모양이 다르기 때문에 수술 시 일반적으로 경추 1번과 2번을 함께 붙여야 한다. 하지만, 이럴 경우 경추 1번과 2번을 각각 사용할 수 없게 되어 목을 자유자재로 돌리는 등의 움직임이 제한된다. 즉 삶의 질이 떨어진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고자 경희대병원은 경추 1번과 2번을 모두 유합시키지 않고, 각각의 골절 단위로 붙이는 ‘비유합적 상부 경추 접합술’을 개발해 적용해나가고 있다.

비유합적 상부 경추 접합술, 일명 하이엔드 경추 수술은 상부 경추의 기능이 제한되지 않기 때문에 환자의 만족도가 높다. 또한, 수술의 다양성이 높아진 동시에 환자의 상부 경추 손상 정도에 따라 각각 다른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희소식이다. 하지만, 모든 환자에게 적용할 수 없다. 상부 경추가 어떤 모양으로 손상되었는지에 따라 제한적으로 적용된다.

최근 공사장에서 일을 하다 낙상해 목 부위를 크게 다친 환자가 내원한 적 있었다. 영상의학적 검사를 통해 제1경추 골절인 제퍼슨 골절(Jefferson’s fracture)로 진단, 해당 수술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2번 경추에만 시행하고 있던 비유합적 상부 경추 접합술을 처음으로 1번 경추에 적용했다. 그 결과, 환자는 수술 이후 보조기를 약 한 달만 착용한 후, 목 움직임의 제한 없이 기존 일상을 회복한 사례가 있다.

환자 및 보호자는 후유증을 우려해 경추 수술을 주저하기도 한다. 하지만, 신경 손상이 없다면 수술 집도의의 술기와 경험에 따라 오히려 더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희망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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