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클린스만 감독 경질... 정몽규 “위약금 관련 재정적인 지원 고려” (종합)

클린스만호, 지난해 3월 출항 후 353일 만에 난파
정몽규 회장 "국민 기대와 정서에 미치지 못했고 개선되기 힘들다고 판단"
대표팀 불화에 대해선 "시시비비 가리는 건 상처 악화하는 일"
  • 등록 2024-02-16 오후 3:51:05

    수정 2024-02-16 오후 3:51:05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사안 관련 임원 회의를 마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회의 결과를 발표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임원회의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비롯한 축협 임원들이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대한축구협회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한 가운데 정몽규 회장이 위약금 부담이 있다면 재정적 지원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협회는 16일 오전 10시 축구회관에서 대표팀 사안 관련 임원 회의를 비공개로 개최했다. 이후 오후 2시 30분께 정 회장이 브리핑에 나서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발표했다. 그는 “이번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모습으로 큰 실망하게 해 대단히 송구하다”라며 “대표팀 운영하는 수장으로서 저와 협회에 가해지는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사과 말씀드린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대표팀 감독에 대한 평가가 중점적으로 논의됐다”라며 “협회는 해당 논의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끝에 대표팀 감독을 교체하기로 했다”라고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발표했다.

아시안컵 4강전 한국과 요르단 경기.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경기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왼쪽부터 차두리 코치, 클린스만 감독, 헤어초크 수석코치. 사진=연합뉴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3월 한국 대표팀 사령탑에 부임했다. 계약 기간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까지 3년 5개월이었으나 약 1년 만이자 353일 만에 물러나게 됐다.

정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은 대표팀 경쟁력을 끌어내는 경기 운영, 선수 관리, 근무 태도 등 우리가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에게 기대하는 지도 능력과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라며 “축구 대표팀은 단순한 스포츠팀을 넘어 국민의 관심과 지지를 얻어 에너지를 돌려드리는 명실상부 한국을 대표하는 팀이고 앞으로도 그래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논의와 의견을 종합한 결과 클린스만 감독은 지도자 경쟁력과 태도가 국민의 기대치와 정서에 미치지 못했고 개선되기 힘들다는 판단이 있어서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에서 사령탑을 교체하기로 했다”라고 경질 배경을 설명했다.

아시안컵 4강전 한국과 요르단 경기가 끝난 뒤 손흥민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왼쪽)과 차두리 코치는 낙담한 선수들을 위로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대표팀의 재정비가 필요한 때”라고 말한 정 회장은 “협회는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을 꾸려가기 위한 차기 감독 선임 작업에 바로 착수하겠다. 이에 앞서 새로운 전력강화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장을 선임해 진행하겠다”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또 최근 알려진 선수단 내 불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 회장은 “선수단 내부 문제가 불거져 팬들에게 실망을 안긴 일이 있었다”라며 “한 달이 넘는 긴 단체 생활과 육체적, 정신적으로 어려운 경기를 이어온 가운데 예민해진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나 향후 대표팀 운영에 있어서 중대하게 살피고 시사하는 부분이 크다고 보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향후 코치진 구성이나 선수 관리 시스템을 정비하는 등 유사한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라며 “이번 대회로 대표팀을 열렬히 응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실망감을 드리고 염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라고 말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사안 관련 임원 회의를 마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후 정 회장과 취재진의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먼저 잘못된 감독 선임으로 인한 책임론이 나왔다. 정 회장은 “종합적인 책임은 협회와 저에게 있다”라며 “원인에 대한 평가는 앞으로 조금 더 자세히 해서 대책을 세우겠다”라고 답했다.

사퇴 여부나 협회장 4선 여부를 묻는 말엔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 여러 오해 있는 거 같다”라며 자신을 향한 비판을 해명했다. 정 회장은 “파울루 벤투 감독 선임과 똑같은 프로세스로 진행했다”라며 “벤투 감독의 경우에도 1순위 후보, 2순위 후보가 답을 미루거나 거절하면 3순위로 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클린스만 감독 때도 61명의 후보에서 23명으로 좁혔고 뮐러 위원장이 5명의 우선 후보 대상자를 정하고 인터뷰를 했다”라며 “우선순위 1, 2번에 대해 2차 면접 진행했고 클린스만 감독으로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2018년 축구협회 총회 때 회장 임기를 3연임으로 제한하도록 정관 바꿨다”라면서 “당시 대한체육회와 문체부에서 승인하지 않았다. 이걸로 대답을 갈음하겠다”라고 답했다.

약 1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위약금에 대해선 “감독 해지 사항은 변호사와 상의해 봐야 한다”라며 “금전적인 부담이 생기면 회장으로서 재정적인 기여할 수 있는 부분 고민해 보겠다”라고 말했다.

감독 선임을 위해선 새로운 전력강화위원장부터 정해져야 한다. 정 회장은 “아직 논의하지 않았다”라며 “이후 논의해서 위원회를 구성하겠다”라고 말했다. 차기 사령탑 역시 “아직 상의한 바 없다”라며 “새로운 전력강화위원장이 구성해서 조속히 선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한국과 바레인의 경기. 대표팀 주장 손흥민과 이강인이 프리킥을 차기 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 회장은 최근 불거진 선수단 내 불화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국내 일부 선수는 지난해 12월 26일부터 약 70일가량 합숙했고 유럽파의 경우 1월 2일부터 합류했다”라며 “약 50명의 남자가 40일 이상 합숙하고 120분 경기를 연속해서 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모두가 예민한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고 팀에서 종종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기에 너무 시시비비를 가리는 건 상처를 악화하는 일”이라며 “언론과 팬 모두 도와주셔야 한다. 젊은 사람들인데 잘 치유할 수 있도록 도와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징계 조항도 살펴봤다고 말한 정 회장은 “우리 소속 선수는 아니기에 소집하지 않는 징계밖에 없다”라며 “추후 대표팀 사령탑이 선임되면 논의해 보겠다”라고 전했다.

정 회장은 “국내파, 해외파, 1992년생, 1996년생, 젊은 선수들 이렇게 너무 나누는 건 좋지 않다”라며 “대표팀을 한 팀으로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이게 다음 대표팀 감독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시안컵에서 허망하게 무너진 것도 한 팀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시시비비를 가리기보단 젊은 선수들이 더 성장하고 한 팀이 될 방안을 새로운 감독과 상의해 보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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