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해부대 전력 논란…"이란군과 대치 목적 아냐, 국민·선박 보호"

美-이란 갈등 여파 호르무즈 해협 일대 긴장 고조
중동 정세 악화로 우리 국민과 선박 보호 필요성
국방부 "작전구역 크게 느는 것 아냐…선례 있다"
"전쟁 위한 파견 아냐…유사시 대응체계 갖춰"
  • 등록 2020-01-24 오전 9:00:00

    수정 2020-01-24 오전 9:00:00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우리 정부가 청해부대 작전구역을 호르무즈 해협까지 확대하면서 전력보강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작전구역이 기존 아덴만에서 오만만과 아라비아만 (페르시아만) 일대까지 확대돼 거리상으로 3.5배 이상 늘었고, 이란 정규군과의 교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방부는 미국과 이란간 갈등 등 중동 정세 악화로 이곳에 있는 우리 국민 보호와 선박의 안전 운항을 지원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미국과 이란의 무력충돌 우려가 일단 잦아든 지난 9일 해양수산부 종합상황실에서 관계자들이 호르무즈 해협과 페르시아만에 있는 우리 선박들의 위치 등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해 5월부터 유조선 피격과 억류, 미군 무인 정찰기 격추 등의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됐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긴장 고조로 우리 국민과 선박을 보호하기 위한 사전 조치로 청해부대 기항지를 무스카트로 이동했었다”고 말했다. 지난 해 7월부터 주 기항지를 예멘 아덴항이나 오만 살랄라항이 아닌 오만 무스카트항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무스카트항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400여㎞ 가량 떨어져 있는 곳이다.

“이미 무스카트 기항하며 전력 현시”

이에 따라 청해부대의 작전구역이 3.5배 이상 늘었다는 지적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청해부대 작전구역 확대 발표 당시 국방부 관계자는 언론 설명에서 “아덴만 일대는 청해부대 선박 호송 해역이고, 무스카트에 기항하며 군수물자 적재 등을 전력을 현시해왔다”면서 “이번에 오만만과 아라비아만으로 작전구역을 확대하지만 이라크 주바이르항까지 가는건 아니고 그 내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는 작전구역이 그렇게 크게 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특히 국방부는 청해부대 파병 동의안에 있는 ‘유사시에 작전 범위를 확대한다’는 법적 근거를 바탕으로 그간 작전 구역을 변경해왔다고 설명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과거 우리 국민의 직접적 피해가 없어도 재외국민 보호를 위한 정책적 판단으로 청해부대의 작전지역을 변경한 사례가 있었다”면서 “예멘 반군 관련 납포 상황 당시에도 아프리카 지부티항에 기항한바 있다”고 했다.

또 청해부대의 작전구역 확대 결정에는 아덴만 일대에서의 해적행위가 급감하고 있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청해부대 작전구역 확대 발표 당시 국방부 관계자는 언론에 “청해부대가 임무를 수행하는 아덴만 일대에서 해적 위협이 감소 추세”라고 설명한바 있다. 실제로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된 삼호주얼리호 구출 작전(여명작전) 당시인 2011년은 아덴만 해협 내 해적 행위가 극에 달했다. 당시 피랍은 8건, 피격 143건, 의심 197건 등이었다. 그러나 2013년부터 해적행위가 현저히 줄어들어 지난 해에는 피랍 0건, 피격 1건, 의심 1건에 그쳤다.

“청해부대, 전쟁하러 가는 것 아냐”

이와 함께 국방부는 청해부대 전력 보강 필요성에 대해 이란군과의 전투를 위한 것이 아니라 유사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보내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청해부대 파병 동의안은 전력 규모를 병력 320명 이내, 4000t급 이상 구축함, 링스헬기 1대, 고속단정 3척으로 규정하고 있다. 전력 증강을 위해선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청해부대 31진 ‘왕건함’(DDH-Ⅱ·4400t급)이 지난 달 27일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 부두에서 장병들의 환송을 받으며 출항하고 있다. 21일 오만 무스카트항에서 청해부대 30진 강감찬함과 임무 교대를 한 이후 7월까지 약 6개월 동안 아덴만 해역과 호르무즈 해협에서 임무를 수행한다. [사진=뉴시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추가로 파병하고 싶어도 그럴 전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청해부대는 현재 해군이 보유한 전력 중 이지스구축함 다음으로 평가받는 KDX-Ⅱ급 구축함으로 구성된다. 원양작전이 가능한 함정이기 때문이다. 총 6대의 KDX-Ⅱ급 구축함으로 청해부대 파견(연 2~3회)과 순항훈련(연 1회) 등 연간 3~4회의 해외출항에 활용하고 있다.

임관을 앞둔 해군사관학교 4학년 생도들의 순항훈련에 동원되는 KDX-Ⅱ는 보통 3개월여 동안 자리를 비운다. 청해부대에 파견되는 함정 역시 4.5개월 주기로 소말리아 아덴만 현지에서 임무를 교대한다. 각 구축함이 파병, 순항훈련 및 정비 등의 사유로 매년 평균 7~8개월 이상 국내 해상 방위 임무에서 제외되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12월 경남 거제도 앞 해상에서 해군 청해부대 대원들이 해적에게 선박이 피랍된 상황을 가정해 훈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더해 해상초계기와 해상작전헬기, 군수지원함 등의 전력 역시 현행 작전을 소화하기도 빠듯한 수준이다. 제한된 여건 때문에 청해부대 30진부터 일부을 보강한바 있다. 선배열음탐기(TASS)와 무인기, 폭뢰 등을 추가한 것이다. 장교 2명을 미국 주도의 호르무즈 호위연합(IMSC) 본부에 파견하기로 한 것도 위협정보 등을 공유받고 유사시에 협력하기 위한 결정이다. 우리 군은 이미 바레인에 있는 연합해군사령부(CMF)와도 협조 체계를 구축한바 있다.

대해적 작전이 아닌 정규군과의 교전 능력에 대해서도 군 관계자는 “우리 군은 평상시 정규군에 대응한 연습훈련을 진행하고 있고 이에 더해 대해적작전 훈련을 받은 인원들이 청해부대 파병을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르무즈 해협으로의 작전지역 확대 관련 작전지침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미 하달된 작전지침이 있고 모든 발생 가능한 상황에 대한 작전 수행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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