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복제 넘어 제조업 풍경 뒤바꿀 '디지털 트윈'

디지털로 현실세계 똑같이 구현하고 실시간 피드백
생산라인의 유연한 변화 대응..데이터 중요성 부각
"한국기업, 성공사례 집중해 명확한 전략 준비해야"
  • 등록 2018-12-08 오전 9:29:32

    수정 2018-12-08 오전 9:29:32

[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최근 정보통신기술(ICT)을 제조업 등 전통산업에 접목하는 ‘4차 산업혁명’ 접근 과정에서 ‘디지털트윈’(Digital Twin)이라는 신개념이 부상하고 있다.

컨설팅 업체 맥킨지의 예측에 따르면 디지털 트윈은 2025년까지 3조9000억달러(약 4368조원) 규모의 경제적 가치 창출이 전망된다. 제조업계 흐름을 주도하는 제너럴일렉트릭(GE)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도 10대 유망 미래기술중 하나로 디지털트윈을 꼽았다.

이렇게 유명하다는 “디지털 공간에 ‘쌍둥이’를 만든다”는 이 개념은 대체 무엇이고, 어디로 흘러갈 지에 대해 최근 포스코경영연구원의 김영훈 수석연구원이 작성한 ‘디지털 트윈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보고서를 바탕으로 살펴보자.

실제 세상을 가상공간에 옮겨..실시간 피드백 활용

디지털 트윈의 정의 도식. 포스코경영연구원/딜로이트 제공
디지털 트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혼합현실(Mixed Reality)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 혼합현실은 가상현실(Virtual Reality)과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의 중간에 있다고 보면 된다.

다시 자세히 살펴보면, 가상현실은 아예 새로운 공간을 디지털 상에 창조하는 개념이다. 증강현실은 기존 현실세계에 정보를 덧입히는 개념이다. 혼합현실은, 비록 업체마다 조금씩 다르게 규정하긴 하지만, 실제 현실 환경을 디지털 상에 그대로 구현한 뒤 여기에서 가상의 시도를 하는 개념이다. 이를 구현한 것이 바로 디지털 트윈이라 할 수 있다.

디지털 트윈의 기초는 우선 센서를 통해 실제 현실 환경을 측정하고, 이를 이용해 가상공간에 똑같은 환경을 구현하는데서 시작한다. 물론 이는 정적인 수준으로, 시작에 불과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동적인 형태’의 디지털 트윈은 “1개의 데이터가 N개의 지식과 솔루션을 만들고 물리적 자산의 최적화를 위해 실시간으로 피드백하는” 형태다. 디지털로 변환된 자산이 △스스로가 누구이며 △스스로가 무엇을 제공하고 △협업 파트너는 누구인지 인식하는 능동적 주체로 전환하는 등 3가지 요소가 선행돼야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센서가격 하락으로 활성화..숙련공 노하우를 디지털로

이런 새로운 모델의 확산에는 센서나 3D프린터 등 기술의 발달과 가격 인하가 연결되면서 진행되는 측면이 반영된 결과다. 초소형 정밀(MEMS) 센서의 경우 최근 10년간 가격이 3분의 1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해마다 세계적으로 1조개 이상의 센서를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확산되는 디지털 트윈은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기 시작했다. 제조업에서 설비 이상징후를 사전에 감지해 선제 대응하거나 생산공정의 에너지 흐름을 분석해 낭비 요인을 제거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도시계획에서는 싱가포르의 프로젝트(버추얼 싱가포르)에서 교통과 주택, 환경문제 등 고착화된 사회 문제 해소 활용에 이용된다.

포스코경영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이를 통해 창출해낸 경제효과는 상당하다. 항공·발전 분야 연료효율 1% 증가로 연간 6조원 이상, 에너지 설비 가동시간 조정으로 1%당 연간 5조원 이상의 비용 절감과 환경 개선이 가능해진다.

보고서는 이어 향후 10년 동안은 제조, 특히 공장(팩토리)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며, 점차 자동차와 헬스케어 등 모든 산업으로 본격 확산될 것으로 예상했다.

우선 제조업 현장에서 숙련공 감소에 대비해 숙련공의 노하우를 디지털로 저장하고, 비숙련 인력의 의사결정에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데 거부감이 적다는 점이 유리한 부분이다. 여기서 어느 정도 디지털트윈에 대한 검증이 이뤄지면, 이후 사람의 생명과 연관이 깊은 자율주행차나 의료 분야에도 적용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GE 필두로 도입 시작..데이터 자체가 상품으로

현재 도입 구축사례를 보면 항공엔진 산업에서는 선두업체 GE와 롤스로이스를 중심으로 디지털 트윈 기반 엔진 제조 서비스(Servitization) 모델의 사업화가 이뤄지고 있다. 또 포스코와 아르셀로미탈 등 철강업체도 적극적이다.

GE헬스케어의 플렉스팩토리 솔루션 소개 이미지. GE헬스케어 홈페이지
나아가 생산라인의 유연한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모듈러 무빙 팩토리’ 모델도 부상할 전망이다. 보고서는 레고블록을 쌓듯이 생산라읶을 조합하여 고객주문 다변화에 대응하는 모듈러(Modular) 팩토리 연구가 사업화 초입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의 수요에 대비하고 신개념 제품을 적기에 생산해내기 위한(Time to Market) 전략으로 수 년전부터 독일 등지에서 모색하던 방식인데, 여기에 디지털 트윈을 접목하면 시행착오를 줄이며 빠르게 대응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개읶맞춤 의료시장이 확대되면서 제약분야에서 도입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이 밖에 이런 변화에 관한 데이터의 가치가 상승하면서 기존에 하드웨어(HW) 제조사가 주도하던 대세 흐름이 변화, 데이터 자체가 하나의 상품으로 인식되고 전용 거래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경험적으로 볼 때 향후 5~10년 동안 시장에는 다수의 실패사례와 소수의 성공사례가 혼재될 것”이라며 “우리나라 기업들은 실패사례에 흔들리지 말고 시장구조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성공한 소수기업에 집중하면서 명확한 사업화 전략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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