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임재만 교수 "2~3년마다 투기하라는 1주택자 비과세 정책 손봐야"

비과세 없애되 장특공제로 실거주자 稅부담↓
양도세는 주택수보다 양도차익 크기 기준으로
등록 임대주택 혜택 불필요..미등록시 불이익
  • 등록 2018-11-20 오전 8:00:52

    수정 2018-11-20 오전 8:01:51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다주택자가 집값을 올렸다는 지적은 맞지만 현재의 부동산 정책은 1주택자들도 주택 투기를 할 수 있도록 돼있다. 기본적으로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은 없애는 것이 맞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가 지난 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3회 부동산산업의 날’ 기념식에서 부동산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토교통부 장관상을 수상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세종대 산업대학원 제공.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난 19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부동산 관련 법과 제도 중 1가구 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없앨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1주택자는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거나 넓은 면적으로 집을 옮기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2주택자가 되지만 현행법상 새 집을 산 뒤 3년 안에만 기존 주택을 팔면 양도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9·13 대책을 통해 일시적 2주택자의 중복보유 허용기간을 2년으로 단축했지만 이는 대책 발표 후 새로 취득한 주택부터 적용된다. 기존 집과 신규 취득 주택 모두 조정대상지역 내에 있을 때에만 해당되며, 이 경우에도 2년 안에만 기존 주택을 처분하면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임재만 교수는 “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혜택은 결국 2~3년마다 투기하라는 것과 같은 얘기”라며 “1주택자라고 해서 투기 행위가 정당화돼선 안된다”고 말했다.

“비과세 혜택이 투기 부추겨..장특공제로 충분”

양도세는 1주택자라도 예외없이 다 부과하되 투기 목적과 무관하게 1채만 오래 보유하고 거주한 사람들에 한해서는 장기보유특별공제를 통해 양도차익에 대한 세금 부담을 덜어주면 된다는 것이 임 교수의 설명이다. 1주택자가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투기의 수단으로 악용할 수 있는 현실은 바로잡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임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주택시장 핵심 규제 중 하나인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이다. 3채 이상의 주택을 보유한 사람한테서는 양도차익의 3분의 2 가까이 세금을 걷어가는 반면 1채만 갖고 있는 사람은 양도차익이 수억원 발생해도 세금을 안내도 되는 현실을 감안할 때 단순히 보유주택 숫자가 많다고 양도세율을 중과하기보다는 실제 발생한 양도소득이 과도한 지 여부를 따져서 세금을 매기는 것이 사회 정의에 더 부합하고 집값 잡기에도 효과적이라고 임 교수는 주장했다.

그는 “양도소득의 크기나 투자 대비 수익률을 산출해 양도차익이 과도한 수준이라고 판단될 경우 세율을 높이는 식으로 중과하자는 것”이라며 “이는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조세 원칙에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생각은 정부의 장기공공임대주택 재고율(2016년말 기준 6.3%)이 아직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8%)에 미치지 못하는 가운데 다주택자가 민간임대주택을 시장에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주자는 차원에서 나왔다. 60% 정도인 자가 점유율을 감안하면 전체 주택의 30% 이상이 다주택자가 제공한 민간임대주택이다.

“보유세 로드맵 제시하고 등록임대주택 혜택은 없애야”

임재만 교수는 정부가 지난 7월과 9월에 발표한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인상 방안에 대해서는 예상보다 강도가 약했다며 향후 장기적인 인상 계획을 분명히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016년 기준 우리나라 보유세 실효세율은 0.16%로 미국·일본 등 OECD 주요 15개 나라 평균(0.39%)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임 교수는 “보유세를 급격히 올리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더라도 정부가 구체적인 로드맵을 밝힐 필요가 있다”며 “최소한 목표치라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밖에도 등록 임대주택에 대한 세제 혜택을 없애야 한다는 지적도 내놨다. 등록하면 혜택을 주는 방식이 아니라 등록을 안 하면 불이익을 주는 방향이 맞다는 의미다.

임 교수는 “과거처럼 정부가 데이터베이스(DB)가 없어서 누가 집을 몇채 갖고 있고 몇채 임대하고 있는지 등을 모르는 상황이라면 혜택을 줘서라도 임대주택 등록을 유도할 수 있지만 지금은 주택임대차정보시스템(RHMS)도 구축돼 임대차시장 파악이 가능하다”며 “영국같은 경우는 상업용부동산의 임대소득세 신고가 불성실할 경우 해당 지역에서 가장 비싼 임대료를 적용해 과세하고 이의신청을 받는 식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끝으로 “요즘 젊은이들은 열심히 일해서 돈벌겠다는 생각보다 건물주가 되는 걸 꿈꾼다”며 “토지의 개인 소유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개인이 가져감으로써 생기는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토지공개념 같은 부동산 철학을 보다 명확하고 적극적으로 선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임재만 교수는…

△연세대학교 경영학 학사 및 동 대학원 석·박사 졸업 △감정평가사 △한국부동산연구원 책임연구원 △대구대학교 행정대학 도시과학부 교수 △SH공사 보상심의위원회 위원 △한국부동산분석학회 편집위원장 △현 세종대학교 산업대학원 부동산자산·관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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