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말 정부가 꺼내든 무상 보육정책은 부모가 내는 보육료 전액을 국가가 대신 지불하면서 아이를 보육시설에 맡기고 부모의 경제활동을 독려했다. 그즈음 전국적으로 규모가 큰 신설 유치원과 어린이집들이 대거 개원을 했다. 현재 드러난 비리유치원 사태는 무상보육이라는 말 자체가 모순이었음을 보여준다.
국가지원금은 국민이 내는 세금인 것이고 기관에 내는 부모 부담금도 적지 않다. 보육비용 지원 체계에 대한 공공성과 투명성이 동시에 이뤄졌어야 했다. 하지만 정부는 국가의 책임이자 의무인 보육·교육등의 공공 정책을 시장에 전적으로 내맡겼다. 학부모부담금과 정부 지원금이 아이에게 제대로 쓰이고 운영비에 맞도록 지출이 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부모들의 생각과는 달랐다. 허술한 감사 체계 아래에서 보육의 질은 떨어지고 일부 사립유치원 운영자의 잇속만 채우는 결과가 됐다.
국가회계시스템인 에듀파인을 시행하겠다는 공언은 그나마 다행인 소식이다. 교육, 안전을 위한 투자와 유지비용, 교사의 인건비, 시설유지에 쓰이는 운영비 등등 모든 것이 아이와 직접 연결되는 것으로 국가 지원금이든 부모 부담금이든 전적으로 모두 아이들을 위해 쓰여야 한다. 아이들의 안전한 돌봄과 행복을 위해. 이것이 유아교육의 핵심이 공공성 강화여야 하는 이유다.
출산대책? 출산장려금? ‘국가가 책임 질 테니 아이를 낳으라’는 구호 대신 있는 아이라도 잘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를 바라는 것이 이 땅의 양육자로서의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