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어머니와 피 묻은 아들의 손… ‘밥’ 때문에 벌어진 비극

  • 등록 2021-12-29 오전 9:11:04

    수정 2021-12-29 오전 9:11:04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잠을 자던 어머니를 폭행해 숨지게 한 30대 아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몸이 불편했던 아들은 이전에도 어머니를 폭행한 적이 있었지만, 당시 어머니는 아들의 처벌을 원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연합뉴스)
인천 서부경찰서는 A(37)씨를 존속폭행치사 혐의로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 그는 지난 23일 오후 8시께 인천 서구 가정동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60대 어머니 B씨를 주먹과 발로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평소 고관절 질환을 앓고 있던 A씨는 자신을 돌봐주던 어머니 B씨가 밥을 차려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를 여러 차례 때렸다. 이후 A씨는 어머니가 움직이지 않자 다음 날인 24일 오후 2시 56분께 “엄마가 많이 다쳐서 병원에 가야 한다”라고 112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의 손과 발에 혈흔이 묻어 있는 것을 확인하고 그를 긴급 체포했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어머니에게 먹을 것을 달라고 했는데 계속 잠을 자 화가 나서 폭행했다”라고 진술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이전에도 어머니 B씨를 반복적으로 폭행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4월에는 특수존속상해, 지난 10월에는 존속폭행 및 존속상해 혐의로 각각 입건돼 검찰에 송치됐다.

당시 경찰은 지난 4월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기각한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B씨가 아들에게 폭행을 당한 뒤 신고했지만 조사 단계에서 처벌을 원치 않았다”라며 “B씨 모자는 관리 대상 가정으로 지자체와 함께 여러 지원을 해왔다”라고 밝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B씨가 폭행을 당해 사망했다는 1차 소견서를 경찰에 통보했다. 이에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경위를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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