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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디엠에스(DMS(068790))는 올해 호실적을 예상한다. 세정·현상·박리장비 등 LCD(액정표시장치)장비에 주력해온 이 회사가 올해 3분기까지 거둬들인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1828억원보다 26.8% 늘어난 2319억원이었다. 이런 흐름이 올 4분기까지 이어질 경우 이 회사는 2008년에 올린 매출 2800억원 기록을 10년 만에 경신할 수 있다. 이 회사는 중국 웨이하이(위해)에 공장을 두고 중국 등 해외로 거래처 확대에 나서는 한편, 제품군도 LCD장비에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장비로 다변화한 결과가 올해 본격화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디엠에스 매출 가운데 수출 비중은 지난해 74%에서 올해 80%로 늘어날 전망이다. LCD장비에 이어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OLED장비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35%에서 40%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디엠에스 관계자는 “최근 LCD 공급과잉설이 나오지만, 중국 등 해외 수출 비중을 확대하고 OLED장비 수주를 늘리는 방법을 구사해 실적을 개선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전자산업 투자가 올 하반기 들어 크게 위축하는 추세다. 이렇듯 전방산업이 침체로 돌아섰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호실적을 내다보는 장비기업들이 있어 관심이 쏠린다. 장비기업들이 통상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등 내수시장에 주력하는 반면, 이들 장비기업은 해외로 거래처를 확대하고 제품군 다변화를 추진하는 등 전략을 구사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탑엔지니어링은 LCD 액정적하장비(디스펜서)와 절단장비(커팅시스템) 등에서 글로벌 1위 자리에 올랐다. 이 회사는 이어 OLED장비 매출 비중을 강화하는 추세다. 탑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올해 매출 중 OLED장비 비중은 20%로 예상한다”며 “내년에는 관련 비중이 30% 이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스플레이뿐 아니라 반도체 분야에서도 올해 호실적을 예상하는 장비기업들이 있다. 한미반도체(042700)는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21.2% 늘어난 1782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6.4% 증가한 508억원이었다. 이익률은 28.5%에 달했다.
한미반도체는 반도체 칩을 절단·검사하는 ‘비전 플레이스먼트’ 장비에서 글로벌 시장 1위 자리에 올라있다. 이 회사는 관련 장비 등을 국내외 280여개 업체들에 공급하며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올해는 ‘3차원 TSV 듀얼스태킹 TC본더’와 ‘플립칩 본더’, ‘EMI 쉴드’ 등 신규 장비 수주가 호조를 보였다. 한미반도체 관계자는 “올 4분기에도 신규 장비 판매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연간 실적이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테크(084370)는 M&A(인수·합병)를 통한 시너지를 본격화한 사례다. 이 회사는 지난해 총 633억원을 투입해 미국 엑시트론의 반도체 증착장비사업부를 인수했다. 엑시트론은 플라즈마 화학증착장비(PE CVD)와 원자층증착장비(ALD) 등 반도체 메탈(금속) 증착장비에 주력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디엠에스 등과 같이 장비기업들이 △거래처 다변화 △제품군 확대 △M&A 등 전략을 통해 전방산업 투자 위축에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OLED 투자가 위축한 상황이지만, 반대로 중국에서는 OLED 투자가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라며 “반도체 역시 국내에 이어 중국 등에서 투자를 준비하고 있어, 장비기업들은 내수시장을 넘어 중국 등 해외로 눈을 돌리고 제품군도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