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병원 비운다” 설 이후 파업 준비하는 국립대병원

전공의 등 환자 보호자에 환자 전원 권해
비상진료대책상황실 운영 만약 사태 대비
  • 등록 2024-02-09 오후 1:18:04

    수정 2024-02-09 오후 1:18:04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다음 주에 병원이 빌 것 같다. 연휴 끝나고 병원을 옮기는 상황이 올 것 같다.”

9일 국립대 A병원에서 환자 보호자에게 이같이 알렸다. 설연휴 이후 의료계 총파업에 대비해 환자들에 옮길 것을 권한 것이다.

이 병원 관계자는 “최대한 안전하게 환자들을 옮기기 위해 알아보고 있다”며 “여기 계시는 동안에 잘 봐 드리고 싶었는데 상황이 이렇게 될 줄 몰랐다”고 답답해했다.

이를 전달받은 환자 보호자는 “아버지를 갑자기 어디로 모셔야 할 지 모르겠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 발표가 나온 가운데 8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정원 증원을 규탄하는 벽보가 부착되어 있다.(사진=김태형 기자)
◇ 빅5 등 전공의 결집…12일 분수령


정부가 내년 대학입시부터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2000명 늘리기로 한 것과 관련해 의료계 총파업 현실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구성하고 대화와 강력 대응이라는 투 트랙 대응을 진행하고 있지만, 현장의 파업 강행 움직임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지난 7일 대한의사협회는 긴급대의원총회를 열고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의결했다. 총파업 일정까지 구체화하면 언제든지 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 여기에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오는 12일 임시 대의원 총회를 열고 의대증원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총회 결과 투쟁 방향이 구체화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일명 ‘빅5’로 불리는 대형병원 전공의들이 결집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전공의들은 대전협의 결정에 따르는 것으로 결정했다. 삼성서울병원도 ‘찬성’에 표를 던졌다. 세브란스병원과 서울대병원은 일찌감치 ‘찬성’에 힘을 실은 상태다.

빅5병원 전공의는 △서울아산병원 522명 △서울대병원 506명 △연세대세브란스 493명 △삼성서울병원 457명 △가톨릭서울성모병원 333명 등 총 2311명에 이른다. 이들이 파업에 돌입할 경우 일부 병원진료 시스템은 멈출 가능성이 큰 구조다.

중수본은 현재 파업이 시행된 의료기관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A병원도 공식적으로 환자 개개인에게 전원을 알리고 있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중수본 관계자는 “설 연휴에도 비상진료대책상황실과 중수본을 운영하고 있다”며 “병원별 비상진료 대책을 만들어둔 상태다. 만약에 병원이 문을 닫는다면 남은 환자들에 대해서 진료가 가능할 수 있게 조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대화·강경 투 트랙 대응 계속

정부는 지난 7일부터 보건의료 위기 단계(관심, 주의, 경계, 심각)를 3단계 ‘경계’로 상향 발령했다. 보건복지부 내에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도 가동한 상태다. 아울러 의료법에 근거한 ‘집단행동 및 집단행동 교사 금지 명령’과 ‘집단사직서 수리 금지명령’을 내렸다. 의사단체의 집단행동 가능성을 조기에 차단한 것이다.

이 명령을 위반하면 면허 정지라고 하는 처분이 들어간다. 만약에 파업이라는 형태로 직무를 안 하게 되면, 그때는 업무개시명령이 시달된다. 업무개시명령을 내리는데도 따르지 않는다면 그때는 다시 면허 정지 처분이 들어갈 수 있다. 이 외에도 형법과 같은 다른 법령 등이 적용된다. 아울러 고소 ·고발이 추가된다. 만약에 금고 이상의 형이 되면 면허가 취소가 될 수 있다.

의료계가 실제 파업에 나설 시, 대통령실은 업무개시명령 및 면허취소 등을 검토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놨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재진을 만나 업무개시명령과 면허취소 가능성에 대한 물음에 “아직은 집단행동이 발생하거나 현실화하지 않았다”면서도 “검토하고 있고 충분히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수본 부본부장을 맡고 있는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정부는 어떠한 사안에 대해서도 협의하고 대화해 나가겠다”며 “의료인 여러분도 집단행동이 아닌 정부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해달라”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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