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지난해 김정일 전 산업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을 SK스퀘어의 글로벌 대관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SK스퀘어가 그룹 내 신설법인인 만큼 실장급 인사를 바로 영입할 수 있었다고 SK 측은 설명했다. 김 부사장은 전 미주통상과장·에너지자원정책과장·자유무역협정정책관 등을 지내며 글로벌 감각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따라서 SK의 GPA는 글로벌 지정학적 관계 형성 및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대외협력 강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무엇보다 SK하이닉스의 미국 내 법인인 글로벌디벨롭먼트그룹(GDG)과 유기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SK하이닉스의 경우 기존의 인트라(INTRA·International Trade & Regulatory Affairs) 조직에 이어 박정호 부회장(CEO) 산하에 글로벌 오퍼레이션 태스크포스(TF) 조직까지 새로 만들어 미 반도체법 등 위기 대응에 나섰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지난해부터 미 의회 출신 실무진을 미 현지에서 꾸준히 채용하는 등 해외대관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미 미국 IRA 대응에 나서며 30여명 규모의 TF를 꾸린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도 최근 외교관 출신 글로벌 협력담당 신규 임원 채용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이 TF는 향후 유럽 CRMA 대응 역할도 함께 할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업계의 해외대관 조직도 숨 가쁘게 활동하는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그룹이 워싱턴DC에 만든 해외대관 전담조직은 물론 현지 법인의 대관팀과 함께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전기차 리콜 이슈 및 전기차 보조금 지급 정책에 대응하고 있다. 삼성SDI는 미국 내 대관조직을 신설했으며, 유럽의 경우 영업 마케팅 조직에서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SK온은 그룹 차원의 글로벌 디벨롭먼트 조직과 연계해 협력 강화에 나섰다.
|
이와 별도로 기업들은 사외이사도 거물급 외교·통상 전문가로 채우고 있다. 효성은 지난달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 및 기획재정부 장관과 성윤모 전 산업자원부 장관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산업부 출신인 박진규 전 1차관과 김재홍 전 1차관은 각각 LG에너지솔루션, LS일렉트릭 사외이사 후보로 각각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이달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작년 말 유명희 전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한 바 있다. 국내 1호 국제통상법 박사로 잘 알려진 장승화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대차 이사회에 합류했다. 현대모비스는 한국지엠 등 글로벌 기업 대표직을 맡았던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을 사외이사로 받아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