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호 은퇴', 가장 노력했던 천재의 퇴장

  • 등록 2015-12-07 오후 4:02:29

    수정 2015-12-07 오후 4:03:58

장성호. 사진=kt wiz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스나이퍼’ 장성호가 은퇴한다.

kt wiz는 8일 “한국 프로야구 기록의 사나이 장성호(39)가 은퇴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장성호는 지난 1996년 해태 타이거즈에서 시작해 롯데 자이언츠, 한화 이글스를 거쳐 2015년 kt wiz 까지 20년간 프로생활을 해왔다.

또 야구 국가대표로 뽑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동메달을 따는데 기여한 우리나라 대표 타자다.

20년 선수 시절 동안 2064게임에 나와 7084타수, 2100안타, 타율 2할9푼6리, 홈런 221개, 3193루타, 1108득점, 1043타점 등 레전드 급 대기록을 남겼다.

그는 20년의 선수 생활 동안 그 어떤 선수 보다 많은 편견에 시달렸다. 할 때와 하지 않을 때를 정확히 구분하는 그의 스타일이 보여주기에 익숙한 지도자들에게는 오해하기 좋았던 탓이다. 재능만 믿고 설렁설렁 운동 한다는 이미지가 그를 늘 따라다녔다.

그가 천재 쪽에 속하는 야구 선수인 것 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장성호는 그 누구보다 많은 훈련으로 더 많은 노력을 해 왔던 선수다. 그리고 누구보다 열심히 야구를 분석했다.

그는 상대의 수를 잘 읽는 선수로 정평이 나 있었다. 최고의 지략가 포수로 명성을 날렸던 박경완 조차 “장성호와 수 싸움은 늘 어려웠다”고 털어놓았을 정도다. 메이저리그에서 돌아 온 김병현이 꼽은 어려운 선수에도 그의 이름이 올라 있었다.

장성호는 후배들에게 늘 “얼마나 간절하게 원하고 있느냐. 그만큼 집중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이 3할”이라고 말하곤 했다. 스스로 지켜 온 길이 없었다면 할 수 없는 말이었다.

장성호는 “보여지는거야 성격상 어쩔 수 없는 거지만 속까지 헬렐레 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다. 난 수비도 별로고 잘 뛰지도 못한다. 살 길은 오로지 방망이 하나 뿐이었다. 그래서 죽을 힘을 다해 잘 치려고 노력했다. 노력 없인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다들 2스트라이크 되면 스트라이크존을 넓혀야 한다고 말한다. 난 반대다. 오히려 좁힌다. 공에 더 집중하기 위해서다. 마음만 급해져 아무 공에나 손이나가다간 밸런스가 무너질 수 있다. 그럼에도 삼진이 적은 편이다. 선구안이 특별히 좋다기보단 그만큼 순간적으로 정신을 집중하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장성호는 은퇴를 선언하며 “올해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신생팀 kt wiz 전력 향상에 도움이 되고자 했으나, 두 차례 큰 부상을 당하면서 생각하지 못한 재활을 하게 되어 팀에 큰 보탬이 안 된다는 것을 느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가족들과 많은 얘기를 나누었고, 조금이라도 야구할 수 있는 힘이 있을 때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올 한 해 많이 도와준 후배들이 고마웠고, 젊은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는 것이 내가 후배들에게 할 수 있는 보답인 것 같다”라며 은퇴를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장성호는 “감독님이 어렵게 불러주셨는데 그만두게 되어 죄송하고, 이번에 좋은 선수들이 많이 영입되었으니 내년에는 꼭 포스트 시즌에 나가길 바란다”며, “20년 프로 생활을 하면서 처음 안타를 쳤던 기억 등 좋은 기억만 안고 가겠다. 야구인으로 살았기 때문에 이후에도 야구 관련된 일을 하며 살 계획이고, 그렇게 하는 것이 팬들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어떤 길을 가든 응원해주시길 바란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그렇게 가장 노력했던 천재 한 명이 유니폼을 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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