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식·영구결번 앞둔 김태균 "후배들이 내가 못이룬 우승 이뤄주길"(일문일답)

  • 등록 2021-05-29 오후 3:53:10

    수정 2021-05-29 오후 3:57:49

공식 은퇴식 및 영구결번 지정식을 앞두고 인터뷰를 갖는 한화이글스 ‘레전드’ 김태균. 사진=대전 이석무 기자
[대전=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공식 은퇴식 및 영구결번을 앞둔 ‘레전드’ 김태균(39)의 표정은 밝았다. 그는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면서 자신이 이루지 못한 우승의 한을 후배들이 대신 풀어달라는 당부도 빼놓지 않았다.

김태균은 2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2021 프로야구 KBO리그 SSG랜더스와의 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이름을 올린다. 타석에 모습을 드러내 팬들에게 인사를 전한 뒤 곧바로 교체될 예정이다.

경기 전에는 가족들과 함께 시구를 던지게 되고 경기가 끝난 뒤 공식 은퇴식을 갖는다. 김태균의 등번호 ‘52’에 대한 구단 영구결번식도 진행된다.

김태균은 은퇴식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하고 시간이 많이 흘러 감흥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막상 유니폼을 입고 구장에 나오니까 감회가 새롭다”고 소감을 밝혔다.

자신의 현역 시절 등번호 ‘52’가 한화 구단 영구결번으로 지정된 것에 대한 소감도 전했다. 김태균은 “훌륭한 업적을 남긴 선배님들을 이어받아 내 번호가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 남아있고 팬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분 좋고 영광스럽다”면서 “팬들이 없었다면 영구결번 지정이라는 영광스러운 선물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태균 은퇴식 인터뷰 일문일답.

-작년 은퇴 기자회견에선 눈물을 많이 흘렸는데 지금은 기분이 어떤가.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다. 그때는 눈물을 많이 흘렸다. 은퇴 기자회견을 하고 시간이 많이 흘러 감흥이 많이 없을 것라 생각했는데 막상 나오니까 감회가 새롭다.

-지금 이 순간 가장 고마운 사람이 있다면.

△지금 순간 떠오르는 분은 한화이글스 박찬혁 사장님이다. 박찬혁 사장님이 오지 않았다면 영구결번 지정이나 은퇴식이 없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박찬혁 사장님이 저를 인정해주고 신경써준 데 대한 고마움이 크다

-영구결번으로 지정된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훌륭한 업적을 남긴 선배님들과 함께 하게 돼 영광스러운 영구결번 지정이다. 내 번호가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 남아있고 팬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이 기분 좋고 영광스럽다. 한화이글스 사장님 단장님, 구단 관계자들에게 감사드린다. 특히 팬들들이 없었다면 영구결번 지정이라는 영광스러운 선물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김태균에게 52번은 어떤 의미인가.

△제일 어려운 질문이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이 번호를 정해줬다. 아버지 개인적인 의견이 많이 작용했다. 둥글둥글해서 복이 빠져나가지 않는다고 해서 이 번호를 추천해줬다. 어릴 때는 한자리 수 번호, 에이스 번호를 달고 싶었는데 아버지가 그때마다 반대했다. 결국 그 번호를 계속 달고 뛰었는데 덕분에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 지금의 김태균을 만들어준 번호라고 생각한다.

-구대성 감독이 한국 야구드림팀 1루수로 김태균을 지정했다.

△한화 최고의 레전드이고 대선배가 좋은 평가해주셔서 감사한다. 팔은 안으로 굽는거다(웃음). 그래서 좋은 평가를 해준 것 간다, 언젠가 한화 구단에 돌아와서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셨으면 좋겠다.

-신인 때 입은 유니폼을 오랜만에 입으니 어떤 기분인가.

△신인 때 입고 2004년부터 다른 유니폼을 입었던 것 같다. 한화가 우승했을 때 유니폼 아닌가. 선배들이 이 유니폼을 입고 우승하는 모습을 고등학교 때 봤다. 내 신인 첫 유니폼이라 더 의미가 있는 것 같다. 15~16년 만에 다시 입으니 입단 인터뷰를 하는 느낌이다. 입단식 할 때 교복 입었는데 오늘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자리에서도 양복을 교복 스타일로 맞춰 입고 왔다. 처음 사인했을때 교복을 입었던 기억을 다시 떠올려봤다.

-지금은 감흥이 없다고 하지만 막상 은퇴식 하면 눈물이 나지 않을까.

△지금도 좋은 마무리를 하게 해줘 기분 좋다. 은퇴식 할 때도 기분 좋게 잘 할 것 같다. 하지만 작년 은퇴 기자회견 할 때도 눈물을 흘릴거라 상상하지 않았다. 너무 당황스러웠다. 은퇴식에서 눈물을 흘리는 것이 좋은 그림인지 모르겠다.(웃음)

-오늘 가족들과 은퇴식을 함께 하게 된다.

△현역 때는 예민해서 가족은 물론 지인들이 야구장에서 보는 것이 부담스럽고 어색횄다. 가족들은 야구장에 오더라도 숨어서 보눈 경우가 많았다. 아이들도 내가 아는 한은 야구장에 많이 못왔다. 또 성적이 안좋았을 때 팬들이 하는 얘기를 첫째가 듣고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오늘은 마지막인 만큼 함께 시구, 시타를 하면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우승을 못해본 아쉬움이 남을 것 같은데.

△우승을 못한 것은 내 단점이고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한화이글스는 내가 어렸을 때부터 보고 자란 팀이다. 한화에서 선수 생활하는 것이 목표였다. 우승 못한다는 것 알고 있어도 당연히 한화에 올 것 같다. 우승을 못한 것은 내 개인의 아쉬움일 뿐이다.

-이루지 못한 우승의 꿈을 후배들이 이뤄야 한다.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내가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때 아쉬운 부분이 그것 한가지였다. 후배들이 우승 못한 아쉬움을 풀어주길 바란다. 현재 한화 경기 지켜보면서 점점 좋아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젊은 선수들이 잘 해주고 있다. 성적은 아랫쪽이지만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충분히 해볼만 하다. 경험이 더 쌓이고, 좋은 신인들이 들어온다면 충분히 강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선수 시절 사회 공헌 활동을 많이 했는데 앞으로도 계획이 있나.

△사회 공헌은 계획적으로 움직인 것은 아니다. 순간순간 생각 났을때 이뤄진 것이다. 은퇴 후 정신없이 살아서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사회 공헌 활동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꾸준히 좋은 일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야구장 밖 삶에 대한 구상은 어떤가.

△지금 야구 해설을 하고 있고 틈틈히 방송도 하고 있다. 야구 공부를 병행하면서 결국 한화이글스로 돌아와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지금 어설프게 돌아오기 보다는 후배들에게 확신을 갖고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공부나 준비를 잘 해야 할 것 같다.

-오랫동안 뒷바라지해준 부인에게 한마디 한다면.

△그동안 고생 많이 했다. 내가 굉장히 예민해서 힘들었을텐데 아내가 잘 맞춰줬다. 아내뿐만 아니라 부모님, 가족들이 모두 나를 중심으로 맞춰주느라 고생이 많았다. 앞으로 편하게 가족들을 위해 즐겁게 살고 싶다.

-은퇴를 후회한 적은 없었나.

△딱 한 번 있다. 방송에서도 얘기한 적이 있다. KIA타이거즈 신인투수 이의리가 초반에 한참 잘할 때 볼이 너무 좋더라, 은퇴를 안했더라면 한 번 쳐봤을텐데 궁금해서 아쉬웠던 적은 있다.

-은퇴식을 앞두고 예전 동료들에게 연락을 많이 받았나.

△KIA 2군 총괄 코치인 이범호 코치가 방금 연락이 왔다. 카톡 등으로 메시지가 너무 많이 와서 잘 보지 못했다. 은퇴식이 끝난 뒤 찾아보고 연락하겠다. 코로나19 때문에 도움 준 많은 분들에게 초청장을 드리지 못해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행사 끝나고 다시 인사드리겠다.

-‘포스트 김태균’으로 불리는 노시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시환이는 작년보다는 좋아졌다. 팀에서 중심을 잡고 있다. 하지만 가지고 있는 능력에 비해선 아직 다 보여주지 못했다. 지금보다 3~4배 이상 할 수 있는 선수다, 아직 좋은 평가를 해주기는 이른 것 같다. 더 노력했으면 좋겠다. 시환이가 나를 뛰어넘었으면 좋겠다.

-다음 영구결번 선수는 누구일 것 같나.

△모든 선수가 다 가능성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한화에서 내가 홈런 빼곤 모든 타격 부문 1위 기록을 가지고 있다. 그 기록을 깨는 선수가 나와 영구결번까지 이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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