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의 軍界一學]해군 출신 장관에 해상 요격미사일 사업 탄력받나

  • 등록 2017-09-10 오전 11:47:39

    수정 2017-09-10 오후 1:20:52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지난 7일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임시 배치를 공식발표하면서 해군의 함대공 미사일인 ‘SM-3’ 도입을 주장했습니다. 미사일 방어 능력의 보완책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중 SM-3 등을 도입해 다층 방어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SM-3는 스탠다드미사일(SM) 중 가장 고가의 미사일로 꼽힙니다. 해군 이지스 구축함에 탑재해 운용합니다. 스파이(SPY)-1 레이더와 짝을 이뤄 적 탄도미사일을 요격합니다. ‘바다의 사드’라고 불리는 이유입니다.

北 핵·미사일 위협 현실화…3축 체계 조기 구축

우리 군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이른바 ‘한국형 3축 체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3축 체계는 킬체인(Kill Chain)·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대량응징보복체계(KMPR) 입니다.

킬체인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미리 파악해 남측에 위협이 될 경우 이를 선제 타격하는 체계입니다. 킬체인 작전이 실패하면 KAMD 체계가 가동됩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이를 탐지·추적하고 이 정보를 작전통제소(MCRC)에서 분석해 방공포대에 요격명령을 하달하는 체계입니다. KMPR은 북한의 남한 공격시 이에 대한 응징보복 작전 개념으로 북한 수뇌부 제거 임무까지 포함됩니다.

현재 우리 군은 한국형 3축 체계 구축을 기존 2020년대 중반에서 2020년대 초반으로 앞당기기 위해 투입 예산을 늘려 배정하고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형 3축 체계 구축에 필요한 전력은 대부분 공군과 육군 위주로 편성돼 있습니다. 해군이 사실상 소외 돼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난 7일 오전 경북 성주군 사드 기지에 이날 추가로 반입된 사드 발사대가 하늘을 향하고 있다. [국방부 공동취재단]
한국형 3축 체계 전력, 육군·공군 중심 편성

실제로 킬체인 전력 중 타격 무기는 공군 전투기를 플랫폼으로 하는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타우러스’ 등입니다. 육군의 지대지 탄도미사일 ‘현무’도 대표적인 킬체인 전력입니다. 정찰자산 역시 군 정찰위성과 ‘글로벌호크’ 등은 공군 전력으로 분류됩니다.

KMPR 체계는 킬체인 전력에 더해 북한 수뇌부 제거 임무를 수행하는 특수임무여단 창설이 핵심입니다. 육군13공수특전여단이 KMPR 작전을 위한 특수임무여단으로 재탄생할 예정입니다. 이들을 위한 침투용 UH-60 헬기의 성능을 야간침투가 가능토록 개량하고 있으며 특수작전용 무인항공기와 유탄발사기 등도 신규 도입합니다.

KAMD는 공군 탄도탄조기경보레이더와 공중조기경보통제기 등이 탐지한 적 미사일을 국산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인 ‘L-SAM’이 고고도에서 적 탄도탄을 요격하고 이를 돌파한 일부 탄도미사일을 패트리어트(PAC-2·3) 체계 및 한국형 중고도 미사일 체계인 ‘천궁’이 최종적으로 요격하는 형태입니다. 대부분 공군 전력입니다. 이에 더해 주한미군 사드도 KAMD 체계에서 고고도 요격을 담당합니다.

한국형 3축 체계 구축서 소외받는 해군?

현재 계획대로라면 한국형 3축 체계에서 차지하는 해군 전력은 매우 미미합니다. 군은 현재 건조 중인 3000톤급 잠수함 장보고-Ⅲ와 해상작전헬기 및 해상초계기-Ⅱ 도입으로 북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사전에 무력화 하는 킬체인 전력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이들 사업은 당초 출발이 기존 노후화 한 무기체계 교체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특히 SLBM을 싣고 작전하는 잠수함을 미리 파악하기에는 이들 전력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KAMD 전력 중 해상 요격 체계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한국형 3축 체계 중 해상 요격 체계의 필요성을 공식 석상에서 거론한 것은 이번 송영무 국방장관이 처음입니다. 해군 출신 장관이라는 배경과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현재 우리 해군이 운용하고 있는 ‘광개토-Ⅲ Batch-Ⅰ’ 이지스구축함 세종대왕함 [사진=방위사업청]
현재 우리 해군의 이지스함 전투 체계는 1000km 밖의 적 탄도미사일까지 탐지·추적할 수 있는 레이더 체계는 갖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요격할 수 있는 수단이 마땅찮습니다. 적 항공기나 함정 공격만 가능한 SM-2가 고작입니다.

우리 해군이 2020년대 초반부터 순차적으로 도입할 광개토-Ⅲ Batch-Ⅱ 이지스 구축함 3척에는 최신형의 ‘베이스라인(BL)’9 버전이 적용된다고 합니다. 베이스라인은 이지스 전투 체계의 운영체제(OS)와 같은 역할을 하는 시스템입니다. 현재 해군이 운용하고 있는 세종대왕급 이지스 구축함은 베이스라인 7 버전으로 SM-3를 운용할 수 없습니다.

수도권 방어 못하는 사드, SM-3로 보완

해상 요격체계로 SM-3 도입이 결정될 경우 사드 배치 이후 제기되고 있는 사드 추가 배치론을 어느 정도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경북 성주에 배치된 사드 포대 1기로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을 방어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패트리어트 전력으로 수도권을 방어한다는게 군의 구상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수도권에 대해선 여러 미사일이 요격 고도를 달리해 대응하는 중첩 방어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지상에 고정돼 있는 사드와는 달리 이지스함은 서해와 동해를 옮겨다니며 작전을 펼칠 수 있습니다. 사드의 공백을 메울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사드의 요격 가능 고도는 40∼150km, 사거리는 200km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와 달리 SM-3는 사거리와 요격고도가 각각 500km에 달합니다. 특히 국내 기술로 개발중인 L-SAM의 개발 성공 여부도 여전히 미지수라 SM-3 도입 필요성은 일면 타당해 보입니다.

SM-6 도입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SM-6의 요격 가능 고도는 사드 보다 낮아 하층방어망으로 평가됩니다. 문제는 SM-6가 적 항공기와 순항미사일, 대함미사일 요격을 위한 미사일로 개발됐다는 것입니다. 제조사 측은 업그레이드를 통해 탄도미사일 방어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하지만 요격 속도가 3.5 수준이라 능력이 제한적이라는게 군 내 평가입니다.

경북 성주에 배치된 사드 1개 포대로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을 방어할 수 없는 만큼 현재 경상권에 있는 패트리엇 포대를 수도권으로 이전해 운용할 예정이다.
‘핵잠수함’ 보다 해상 요격 체계 도입 먼저

SM-3 도입의 가장 큰 걸림돌은 가격입니다. SM-6의 도입 가격은 발 당 5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지만 SM-3는 150억원에 달합니다. 현재 해군이 보유한 SM-2 대비 8배나 비싼 가격입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 해군력 증강의 핵심으로 원자력 추진 잠수함 건조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의 SLBM 위협에 가장 효과적인 대응 수단은 단연 원자력 추진 잠수함입니다. 군사분계선 이북 지역에서 사실상 무제한 잠항하며 SLBM 탑재 잠수함을 사전에 파악해 타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원자력 추진 잠수함 1대 건조 비용은 1조3000억원으로 추산됩니다. 우리 국방비를 감안하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긴 합니다.

그러나 원료 확보 문제와 국제 규범 등 고려할 부분들이 많습니다. 우리 정부가 결정하더라도 언제 추진할 수 있을지 모르는 사업입니다. 전력증강 분야 예산이 한정된 상황에서 우선 순위가 중요합니다. 둘 다 추진하면 좋겠지만, 시급한 해상 요격 체계 사업을 먼저 추진하는게 현실적이라는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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