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규대의 컬처키워드] 콘텐츠, 홍석천의 상권 살리는 해법

  • 등록 2019-01-21 오전 8:59:03

    수정 2019-01-27 오전 10:25:40

방송인 홍석천
[이데일리 고규대 기자] “저도 가게 문 닫아…사람 모이게 임대료 내려야 상권 살아요”(인터뷰), “이태원 가게 2곳 문 닫아…최저 임금 여파”. 발생한 사안에 대해 각기 다른 이유가 붙은 제목이 대조를 이룬다. 스타 요식업자로 이름을 알린 방송인 홍석천이 경리단길 살리기 프로젝트로 인터뷰에 나섰다 뜻하지 않은 곤욕을 치렀다. 인터뷰 내용의 원 제목과 다른 제목의 기사가 등장하면서 그의 본심이 왜곡된 까닭이다.

홍석천은 그가 운영하는 음식점 중 서울 이태원의 마이타이차이나의 문을 12월 말에 닫았다. 마이치치스도 이달 안에 그만둔다. 서울 경리단길에 운영 중인 시댕은 새로운 아이템을 찾고 있다. 홍석천은 최근 빠르게 변하는 환경의 원인을 기사 첫 문장에서 기자가 언급한 대로 ‘여럿’이라고 말했다. 폭등하는 임대료, 사라지는 각 상권의 특색, 부족한 주차공간, 그리고 최근 불거진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등이다. 여기에 유행처럼 변하는 외식업 트렌드, 가성비에 이어 가심비를 찾는 고객의 입맛 등 자영업자의 어려움은 한둘이 아니다. 그 때문에 그가 가게를 닫은 이유는 ‘여럿’이었다.

그나마 힘주어 말한 건 임대료에 대한 고민이었다. 홍석천은 알려진 대로 서울 경리단길에 건물을 소유한 건물주다. 한편으로는 건물주의 눈치를 보는 임차인이다. 낮은 임차료를 내면 좋은 게 홍석천의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홍석천이 “임대인과 임차인의 상황을 모두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게다가 나는 연예인 아닌가. 임대료를 책정할 때마다 세상에서 어떻게 받아들일지 합리적 수준을 찾는 게 어렵다”고 털어놓은 이유다.

최저임금제의 상승에 대한 입장은 명확하다. “정부의 정책이나 국민의 정서를 따르는 게 그 시작”이라고 말했다. 이미 정책에 따라 종업원의 임금을 올렸다. 홍석천은 “사회의 큰 흐름이라면 거스르는 게 아니라 그에 따른 해법을 찾아야 되는 거 아니겠나”면서 “손님 한두 팀을 기다리면서 가게를 열던 기존 영업 방식을 벗어나 브레이크타임 도입 등 탄력적이면서 합리적인 방식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홍석천은 경리단길 살리기 프로젝트로 급변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 나섰다. 그 시작은 경리단길에 있는 건물주, 가게 사장들과 모임을 갖는 것이었다. 홍석천이 경험한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놓고 굳이 순서를 따진다면 경리단길처럼 상권이 뜨면 폭등하는 임대료가 가장 큰 요인이다. 홍석천은 “일부 건물주는 이미 임대료의 과도한 폭등에 대한 우려를 잘 알고 있고 이제 현실화해야 한다는 데 다행히 동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임대료가 내렸다고는 하지만 4~5년 전에 비하면서 여전히 아주 높은 수준이다.

홍석천은 높은 임대료를 받고 싶은 건물주와 합리적 임차료를 내는 임차인의 입장을 조율하는 방법은 사람이 모이는 거리, 다시 말해 콘텐츠가 있는 거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해법을 제시했다. 경리단길은 애초 낮은 임차료를 찾아온 외국인 아티스트나 언더그라운드 뮤지션들로 인해 거리에 활력이 넘쳤다. 이들이 거주하거나 작품을 만드는 공방이 알려지면서 자연스레 사람이 모였다. 하지만 높은 임대료를 시작으로 어려운 요인이 ‘여럿’ 겹치면서 이들이 떠났고, 결국 특색을 잃고 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홍석천은 “경리단길이나 망원합정동이나 삼청동이나 거의 비슷하지 않겠나. 문화와 상업이 공존하던 공간이 상업 공간으로만 변하면서 어려움을 겪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홍석천은 특히 경리단길은 다른 거리에 비해 주차공간이 턱없이 부족해 더 어려움을 겪고 있어 주차장 건립, 야간 공공시설 주차장 개방 등 관공서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다행히 최근 의견을 모은 건물주, 가게 사장들과 함께 특색 있는 거리를 만드는 데 공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수제맥주 축제 등 특색 있는 경리단길 이벤트, 예술가를 다시 불러들일 공간 등도 그 방법이다. 세계에서 인기를 모은 등 등(燈) 관련 축제를 차용한 경리단길의 야간 등거리 만들기도 또 다른 아이디어다.

홍석천은 이를 강조한 인터뷰 내용과 달리 최저임금제만 강조한 해석에 아쉬워했다. 홍석천은 “대중의 시선을 받는 입장이라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오해를 받을까 조심한다”면서 “경리단길 살리기 프로젝트를 하면서 논점을 벗어난 ‘비난’을 받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후일담을 말했다.

홍석천은 그래도 마음 먹은 길을 간다. SNS에 이렇게 적었다. “욕은 제가 대신 먹겠습니다만 (중략) 전 제 위치에서 자영업자 살리는 방법 열심히 움직여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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