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거리두기 해제 첫 날 자정..'이태원 프리덤' 외쳤다

유흥가 밀집 홍대·신촌 등 상권별 희비 갈려
점주들 "매출 회복세 뚜렷 주말 기대감 높아"
식당·대학가 "상황 관망..과거 수준 회복 더딜 것"
  • 등록 2022-04-19 오전 9:33:57

    수정 2022-04-19 오전 9:33:57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자정이 넘은 시각 이태원 세계음식문화거리에 위치한 ‘와이키키 비치펍’ 앞은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이제 막 시작하는 것처럼 입장 대기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맞은편 해밀톤관광호텔 별관 1층 프로스트 펍도 오랜만에 밤늦게까지 음주를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19일 자정 이태원 세계음식문화거리에 유흥을 즐기는 사람들로 거리가 붐비고 있다. (사진=백주아 기자)
친구들과 놀러 온 장 모씨(30)는 “자유, 이 한 단어로 모든 게 설명이 되는 거 같다. 억압받던 시간에서 해방된 느낌이다”며 “장사를 하려고 준비 중인데 이 정도 분위기면 뭐든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전날 오후 10시경 홍대입구역 3번 출구 경의선 숲길공원 일명 ‘연트럴파크’는 비교적 한적했다. 주말은 나들이객으로 가득 차 붐비는 편이나 평일 저녁인 만큼 얼큰하게 취한 사람들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지하철로 한 정거장 거리 신촌 젊음의 거리는 더 한산했다. 대면 수업 재개에 따른 대학가 일상 회복 기대감도 있지만 건물 곳곳에 폐업,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10년째 홍대에서 꼼장어집을 운영하는 강 씨는 “예전에는 24시간 운영했는데 지난 2년 동안 사람들이 일찍 오고 일찍 가는 게 습관이 되다 보니 저녁 시간 한바탕 손님이 왔다가 빠지면 그걸로 장사는 끝”이라며 “이 시간에도 거리가 꽉 차는 편이었는데 오늘은 첫날이니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사람들 패턴이 하루아침에 바뀌긴 어려울 것 같다”고 설명했다.

2020년 3월 22일 첫 행정명령을 기점으로 757일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첫날, 유흥가와 식당·대학가는 상권별로 일상 회복에 대한 온도 차가 뚜렷했다. 평일 저녁이라 주말 대비 유동 인구가 적은 편이긴 해도 유흥가는 활력이 살아나고 있는데 비해 상권 회복이 더딘 곳은 큰 기대를 뒤로하고 조심스럽게 분위기를 살피는 모양새다.

▲19일 자정을 넘은 시각 이태원 와이키키 비치펍에 손님이 입장을 위해 스탬프를 찍고 있다. (사진=백주아 기자)
이태원 유흥가의 상권 회복세가 뚜렷했다. 2020년 5월 클럽발 확진자가 쏟아진 이후 상권이 완전히 바닥을 찍었지만 지난해 2월부터 상권 활성화 추진이 본격화한 이후 다시 기지개를 켜는 모양새다. 한국부동산원 사업용 부동산 임대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이태원 관광특구 일대 공실률은 중대형 상가는 9.4%, 소규모 상가는 5.9%로 전년 대비 각각 17.3%, 29% 줄었다.

음식문화거리 중심부에 위치한 브론즈 바 관리자는 “지난달부터 사람들이 늘더니 지난 금요일과 주말에는 길거리에 사람들로 가득 찼다”며 “매출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로 이번 주말에 사람들이 얼마나 모일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업계도 유흥용 시장 기대감이 높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거리두기 전면해제 이후 코로나에 가장 매출 타격이 컸던 업소용 판매 회복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변이 바이러스 확산 우려가 조심스럽지만 회식이나 단체 모임이 자연스럽게 늘다 보면 소주·맥주·와인 등 주종 가릴 것 없이 전반적으로 반등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오후 10시경 홍대입구역 3번 출구 경의선 숲길공원. (사진=백주아 기자)
식당·대학가는 회복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홍대·신촌 지하철역 인근 프랜차이즈 카페는 시험 기간을 앞두고 공부하는 학생들로 가득 찼다. 코로나가 할퀴고 간 상가 건물에 임대 안내문이 붙은 곳이 눈에 띄었지만 그나마 장사 공백을 견딘 업장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오후 8시경 찾은 아웃닭 신촌역점은 12석 좌석 모두 만석이었다. 사장 나승주(23)씨는 “코로나 기간 동안 매출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었는데 학생들이 자주 찾아주던 곳인 만큼 다시 예전처럼 회복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합정에서 야키토리 전문점 쿠이신보를 운영하는 김현종(37)씨는 “지난 주 영업제한 해제 발표 후 예약이 밀려들면서 이번 주 평일 예약은 웬만큼 다 찼다”며 “지난 2년간 거리두기로 매출 타격이 있었지만 차차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신촌과 홍대 부근 공실률은 하반기가 될수록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다. 신촌·이대 지역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지난해 1분기 5.5%에서 4분기 16.2%로, 같은 기간 홍대·합정 부근은 22.6%에서 28.1%로 늘었다.

▲오후 9시경 신촌 젊음의 거리 먹자골목. (사진=백주아 기자)
장기간 단축 영업에 따른 구인난으로 당장 연장 운영이 어렵운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촌역 인근 춘천집 닭갈비 막국수 집 사장은 “원래 12시까지 운영하다가 10시로 영업시간을 단축했는데 당장 늦게까지 일할 사람을 뽑기가 어렵다”며 “상황이 금방 좋아질지는 이번 주까지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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