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막난 새끼 옆 어미 고양이”…불법 번식장 참혹 실태

비구협, 경찰·지자체와 광주 무허가 고양이 번식장 기습
인위적 혼종 교배로 무분별 번식…수십만 원에 판매
고양이 45마리 구조·동물보호법 위반 혐의 고발
  • 등록 2021-03-25 오전 8:30:50

    수정 2021-03-25 오전 8:30:50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광주광역시 도심에서 판매를 목적으로 번식 등을 일삼은 불법 고양이 번식장이 적발됐다.

최근 동물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이하 비구협)는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고양이를 번식해 온라인에 판매한 번식업자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번식장은 생산업 등록도 하지 않은 무허가 번식장인 것으로 파악됐다.

광주 무허가 고양이 번식장 실태. (사진=비글구조네트워크 인스타그램)
비구협은 “해당 불법 번식장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했던 제보자가 제공한 내용으로 동물 학대 정황을 밝혔다”며 “광주 시청 및 경찰과 합동으로 해당 번식장을 기습 단속해 최종 폐쇄했다”고 밝혔다.

비구협에 따르면 4평 남짓한 연립주택 지하방에서 발견된 45마리 고양이들은 주로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품종 묘들이었다. 발견 당시 고양이들은 7개 우리의 비좁은 철창에 갇혀 있었고, 바닥엔 배설물과 오물더미가 쌓여 있었다. 심지어 발이 토막 난 채 죽은 새끼 고양이와 함께 갇혀 있는 어미 고양이도 있었다.

현장에서 구조된 고양이 45마리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이다. 비위생적인 환경 탓에 고양이 대부분은 눈병과 피부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비구협은 고양이 전염병 허피스도 사육장 내에서 유행한 것으로 보이며, 인위적 혼종 교배로 유전 질환이 의심되는 사례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제보자에 따르면 번식장에서는 갓 출산해 수유 중인 어미 고양이를 수컷 고양이 세 마리와 같은 케이지 안에 두기도 했다. 연이은 임신을 위해서였다.

제보자는 “수컷 고양이들은 젖도 떼지 않은 어린 고양이 사지를 찢어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증언했다.

광주 무허가 고양이 번식장 실태. (사진=비글구조네트워크 인스타그램)
비구협은 해당 시설에서 고양이를 사육한 A씨가 허가 없이 무분별하게 고양이를 번식시키고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수십만 원에 판매한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지난해에도 무허가 고양이 사육장을 운영하다가 적발된 상습범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동물보호법상 동물을 생산하는 업종은 관할 행정청 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가를 받지 않고 번식장을 운영하거나 동물을 팔면 동물보호법상 처벌 대상이다.

하지만 처벌은 벌금 500만 원 이하로 미미하다. 이 때문에 비싼 값에 거래되는 고양이도 있기 때문에 일부 업자들은 벌금을 감수하면서 법을 어기고 있다. 전국의 무허가 번식장은 숫자를 파악하기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비구협 관계자는 “관할 행정당국의 무허가 동물 사육시설에 대한 적극적인 실태 조사와 감독이 필요하다”면서 “극악무도한 번식업자도 문제지만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을 주고 품종묘를 사는 사람들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비구협은 A씨를 동물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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