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예금 늘고 가계대출 줄었다…정부 부동산 규제 여파

1월 5대 은행 가계대출 1兆 남짓 증가
한달 전과 비교해 4분의 1 수준
대출 주춤한 사이 예금 7兆 이상 급증
文정부의 부동산 조이기 정책 여파
가계·은행, 예금↑ 대출↓ 유인 높아져
  • 등록 2019-02-06 오후 2:52:16

    수정 2019-02-06 오후 7:35:45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정부의 부동산 조이기 정책이 자금 흐름을 뒤바꾸고 있다. 은행의 가계대출이 확 줄어든 대신 정기예금은 급증하고 있다. 투자처를 잃은 시중자금의 단기 부동화가 심화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571조3798억원으로 한 달 전인 지난해 말(570조3635억원)보다 1조163억원 증가했다. 작년 12월에 4조원 넘게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증가 폭이 한 달 만에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는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주춤한 것과 관련이 있다. 지난달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407조4845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3678억원 늘었다. 지난해 12월 한 달간 4조원 넘게 늘었던 것에 비해 그 폭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연초 신용대출은 아예 감소했다. 지난달 잔액은 100조8016억원이었는데, 이는 지난해 12월 잔액(101조9332억원)보다 1조1316억원 줄어든 규모다. 두 달 연속 감소세다.

반면 은행 정기예금은 큰 폭으로 늘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605조5474억원으로 나타났다. 전월 말(598조3871억원)보다 7조1603억원 증가했다. 특히 농협은행의 경우 한달새 130조1467억원에서 133조5666억원으로 3조원 넘게 늘었다.

최근 돈의 흐름이 바뀌고 있는 건 정부의 부동산 조이기 정책 때문이다. 그 기점은 지난해 정부가 내놓은 9·13 대책이다. 지난해 말만 해도 9·13 대책 직전인 8~9월 막차를 탄 주택 계약분의 잔금을 치르는 용도로 은행 대출이 증가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지난해 9월 이후 부동산 매수 심리가 더뎌진 여파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고객의 대출 문의 자체가 줄고 있다”며 “당분간 이런 분위기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가계 입장에서 정기예금을 늘리는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자산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다 보니 1년 이내 단기상품인 정기예금에 가입한 후 관망하려 한다는 게 자산관리전문가(PB)들 분석이다.

만기가 상대적으로 긴 정기적금은 오히려 감소한 것도 그 방증이다. 지난달 말 정기적금 잔액은 37조2272억원으로, 전월 말(37조8022억원)과 비교해 5750억원 줄었다.

은행 입장에서 정부의 예대율 규제 방침에 맞춰야 하는 이유도 있다. 예대율은 은행의 원화대출금을 원화예수금으로 나눈 비율이다. 내년부터 새로운 예대율 규제가 시행되는데, 예대율을 100% 이하로 맞추되 가계대출 가중치는 15% 올리고 기업대출 가중치는 15% 내리는 게 골자다. 가계대출을 무리하게 늘리지 말라는 게 금융당국의 엄포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예대율 규제로 정기예금을 통해 예수금을 늘려야 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연 2%대(만기 1년 기준) 고금리 정기예금을 팔고 있는 이유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그림 같은 티샷
  • 홈런 신기록 달성
  • 꼼짝 마
  • 돌발 상황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