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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찬종 에스트래픽(234300) 대표는 2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계약한 프랑스 철도청과의 체결 상황을 설명하며 이 같은 소감을 밝혔다. 상하 개폐형 스크린도어’(VPSD) 시범 설치 및 운영사업 수출로 에스트래픽의 기술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삼성SDS에서 분사해 홀로 선지 5년. 그동안 흘린 땀과 노력의 과실이어서 문 대표에게 이 계약은 무엇보다 각별하다.
교통사업 베테랑…회사 설립부터 유럽 진출까지
문 대표는 28년동안 철도와 도로 교통시스템 등 교통 솔루션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다. 과거 교통솔루션 사업을 시작한 삼성전자와 에스트래픽의 모태인 삼성SDS 시절부터 교통솔루션 사업의 영업전선을 종횡하며 국내와 해외에서 사업을 진행한 이력을 갖고 있다. 유럽시장 진출도 그동안의 노하우가 바탕이 됐다.
에스트래픽은 삼성SDS에서 교통 솔루션 사업부가 독립하면서 탄생한 회사다. 당시 삼성SDS는 그룹사 차원에서 선택과 집중의 경영전략을 세웠고, 덩치가 컸던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정리수순에 들어갔다. 정년퇴임을 1년 정도 남겨놓고 있던 문 대표의 귀에 이 소식이 들어갔다. 어렵게 키운 사업을 정리한다는 얘기에 그는 조심스럽게 사업을 살려야 한다고 회사에 제안했다.
결국 회사 허락을 받고 2013년 에스트래픽 설립에 착수했다. 처음 시작한 회사 경영은 만만치 않았다. 특허권을 옮기고 기존 고객과 거래처를 설득하는 등 쉽지 않은 일의 연속이었다. 그는 “그동안 사업만 진행하던 월급쟁이가 경영을 시작하니 모든 분야가 새로웠고 모르는 부분도 많았다”며 “준비과정 곳곳에서 어려움이 많았지만 조금씩 안착하기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회사 설립 과정에서 우선 세 가지 축을 세우는 데 공을 들였어요. 하나가 고객이었습니다. 저간의 상황을 설명하고 사업을 끊이지 않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연구개발(R&D)도 멈추지 않고 업그레이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해서 허락을 받았습니다. 두번째로는 직원이었죠. 당시 30명의 직원들이 회사를 사직하고 기꺼이 사업에 동참해줬습니다. 마지막으로 협력사들도 동의를 해주면서 세 축이 갖춰지고 비로소 에스트래픽이 만들어진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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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첫 해는 정신없는 시간이었지만 이듬해부터 구체적 경영 비전을 만들기 시작했다. 전 직원들을 한 자리에 모아 회의를 진행했고 결과물로 ‘비전 2018’을 도출했다. 증시 상장도 당시 세운 목표 중에 하나였다. 문 대표는 “매년 경영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직원들에게 약속했던 2018년 증시 상장도 1년 앞당겨 작년에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상장 당시 수요예측에서 공모가 밴드 상단인 1만원으로 흥행에 성공했다. 주가는 지난해 12월 상장한 이후 공모가 대비 40% 이상 올랐다.
지난해는 경사가 겹쳤다.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최대 규모의 철도 전시회에서 ‘상하 개폐형 스크린도어’(VPSD) 시범 설치 및 운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 국책 과제로 개발한 기술을 들고 꾸준히 유럽 시장을 두드려온 노력이 빛을 발한 것이다. 이 계약으로 에스트래픽은 유럽 철도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는 업체로 떠올랐다. 유럽 철도업계에서 최대의 고객으로 꼽히는 프랑스 철도청(SNCF) 피에르 메술람 부사장의 예정에 없던 깜짝 방문으로 흥행을 이끈 것이다.
“베를린 철도전시회는 세계 각국의 철도제작 회사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대규모 행사예요. 최대 고객인 프랑스 철도청은 당초 참석 스케줄이 없었는데 피에르 메술람 부사장이 비행기로 날아와 우리 부스로 오더군요. 업계 관계자들이 몰려와 인산인해를 이루는 가운데 계약을 체결했고 홍보효과도 덤으로 따라왔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도입을 위한 인프라 구축 영역에도 관심이 높다. 그는 “자율주행이 어떤 형태로 시행될 것인지는 아직 지켜봐야겠지만 관련 기술 개발에 노력하고 있고 앞서서 펼쳐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며 “스마트한 도로 환경 구축에 필요한 정책과제에도 참여하고 시범사업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기자동차 충전 시설은 걸음마 단계지만 과금 등과 관련된 설비개발도 진행중으로 성공을 확신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