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논란 일단락 수순?…이재용, 정중동 행보 이어갈 듯

가석방 열흘째…공개행보 대신 현안점검 주력
법무부 취업논란 일축에도 조용한 행보 이어갈 듯
'경제해결사' 기대에 머잖아 현장행보 전망도
1순위는 사면론 배경이었던 '반도체' 예상
  • 등록 2021-08-22 오후 3:23:04

    수정 2021-08-22 오후 3:23:04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출소한 지 열흘째를 맞았지만 공식적인 대외 행보는 자제하고 있는 모습이다. 법무부가 이 부회장의 경영 참여에 대해 ‘취업제한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는 해석을 거듭 내놓으면서 운신의 폭이 넓어졌으나, 당분간은 대대적인 현장 경영에 나서기보단 정중동(靜中動)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실형을 확정받고 복역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광복절을 앞두고 가석방돼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출소 열흘째…외부행보 대신 현안점검 주력

22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가석방으로 출소한 이후 서초사옥 등을 오가며 주요 사업 현황 파악·점검에 매진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재수감 207일 만인 지난 13일 오전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출소 직후 고(故) 이건희 회장이 잠든 수원 선영을 찾거나 휴식을 위해 자택으로 향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으나 이 부회장이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서초사옥이었다. 반도체·스마트폰·가전사업 등 주력 사업 부문과 사업지원 TF 등 핵심 경영진을 만나 현안을 우선 보고 받았다.

이 부회장이 예상보다 발빠른 행보를 보이자 수일 내로 반도체 사업장이나 삼성바이오로직의 모더나 백신 위탁생산 현장 방문 등 본격적인 외부 행보를 이어나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특히 1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삼성물산 합병 및 회계부정’ 재판보단 현장 경영을 통해 출소 후 첫 모습을 드러낼 것이란 예상도 있었다.

하지만 출소 열흘째를 맞은 현재까지도 이 부회장의 공개적인 대외 행보는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취업제한’ 논란이 이 부회장의 행보에 제동을 걸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 부회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가법)에 따라 형 집행이 종료되는 날부터 5년간 취업제한 규정을 적용 받는다. 이에 일부 시민단체는 이 부회장의 경영 참여를 강하게 반발하며 논란이 커졌다.

하지만 법 집행 책임부처인 법무부가 이 부회장의 경영 참여에 대해 “규정 위반이 아니다”라고 거듭 선을 그으면서 논란은 일단락 되고 있는 모습이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지난 19일 “주식회사는 이사회·주주총회를 통해 최종 의사결정을 하는데, 무보수 비상임·미등기 임원인 이 부회장은 이사회의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가 없다. 취업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20일에는 법무부가 취업제한 처분을 받고 행정소송까지 벌였던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건과 달리 이 부회장에게는 위법 사항이 없다는 식의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취업제한 논란’ 일단락 수순에도 즉각 공개 행보 없을 듯

경영 행보 압박에선 보다 자유로워졌으나 이 부회장이 즉각 공개적으로 현장 경영에 나서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 입장에선 굳이 공개적인 광폭 행보를 해봤자 취업제한 논란이 더 커지는 등 긁어 부스럼만 만들 수 있어서다.

또 다양한 사업 부문에 걸쳐 많은 과제가 산적해 있는 만큼 현안 파악·점검에 더 많은 시간을 쏟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지난 2018년 3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났을 당시에는 한 달 넘게 정중동 행보를 하다 45일 만에 첫 공식 일정으로 유럽 출장을 떠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 현안 점검이 어느 정도 일단락 돼야 현장 행보에 나설 것”이라며 “사업 분야가 워낙 다양한 데다 재판까지 준비해야 해 현안 점검에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청와대까지 나서 이 부회장의 가석방이 ‘국익을 위한 선택’이었다고 밝힌 만큼 머지않아 외부 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첫 행보는 이 부회장 사면론의 시발점이 된 ‘반도체’로 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세계 반도체 시장은 TSMC·인텔 등 글로벌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이어나가며 날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패권 경쟁까지 벌어지며 ‘3차 세계대전’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 부회장이 반도체 사업장을 찾을 경우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이 ‘K-반도체 벨트’ 조성계획을 발표할 당시 찾았던 평택캠퍼스의 P3 건설현장을 찾아 생산라인 등을 둘러볼 것으로 점쳐진다. 또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공식화한 17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미국 내 제2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부지 결정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처럼 차분하게 경영 행보를 이어가며 차근차근 보폭을 넓혀나갈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반도체 경쟁 격화와 함께 이 부회장의 사면 여론이 커진 만큼 반도체 부문과 관련해선 머지않아 공개적인 행보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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