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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종호 기자]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B2B(기업 간 거래)’ 사업 확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기존의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사업 성장세가 한계에 봉착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도 마찬가지다. 방법은 B2B에서 매출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방법밖에 없다. B2B 사업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23일 LG전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체 매출 중 B2B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0.8%로 사상 처음 30%선을 넘었다. 불과 1년 전(20.2%)과 비교해 비중이 10.6%포인트나 급성장했다.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B2B사업본부를 신설하는 등 B2B 사업에 집중한 결과다. B2B사업본부는 인포메이션디스플레이(ID)와 태양광모듈 등의 판매를 담당한다. 올 1분기 매출 6427억원, 영업이익 7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7%, 191.9% 성장했다.
특히 LG전자는 생활가전 부문에서 B2B 사업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빌트인 가전과 시스템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이 그 예다. 고객사 눈높이에 맞춘 제품을 바탕으로 시장 개척도 발 빠르게 진행 중이다. 지난 4월에는 세계 최대 커피전문점 스타벅스가 요구한 공기청정 기술을 갖춘 천장 매립형 에어컨 시제품을 가장 먼저 내놓으면서 우선 납품업체로 선정됐다. 서울시 소재 어린이집과 학원 등에도 공기청정기를 공급하고 있다. 유럽 B2B 빌트인 가전 시장을 겨냥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브랜드도 최근 유럽에서 선보였다.
삼성전자 역시 올 상반기 B2B 사업 비중이 52%로 절반을 넘어섰다. 이는 전년 동기(44%) 대비 비중이 8%포인트 늘어난 역대 최대치 기록이다. B2B 사업 비중은 불과 6년 전인 2013년 33%에 불과했다. 반면, B2B를 제외한 판매 경로인 소매와 도매 사업 비중은 각각 21%, 20%까지 축소됐다.
B2B 사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강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가전 부문의 B2B 매출 기여도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최근 국내외에서 시네마 LED 스크린과 시스템 에어컨, 빌트인 가전, 사이니지(옥외 광고판) 등 B2B 사업을 지속 확대 중이다. 특히 최근 들어 B2B 디스플레이 사업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삼성전자는 시네마 LED 스크린을 미국과 중국, 인도, 태국 등에 활발히 공급하며 관련 시장을 선점했다. 지난 2월에는 B2B 시장을 겨냥한 벽걸이형 공기청정기 ‘블루스카이’를 내놓는 등 맞춤형 제품 개발도 꾸준히 시도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외 시장에서 중국 등 업체와의 경쟁이 치열해지며 느끼는 한계를 기업들이 B2B 사업으로 돌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B2B 사업은 기존 사업 진입 장벽이 높지만 경기 변동에 따른 부침이 적어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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