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걱정마"...여행가려던 날 쓰러진 30대 엄마, 5명 살리고 떠나

  • 등록 2024-03-08 오전 9:52:55

    수정 2024-03-08 오전 9:52:55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두 아이와 여행 가기로 한 날 쓰러져 뇌사 상태에 빠진 30대 엄마가 장기기증으로 5명을 살리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28일 성빈센트병원에서 원인애(36) 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5명의 생명을 살렸다고 8일 밝혔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원 씨는 10년 전 모야모야병으로 수술을 받은 후 회복하면서 지내던 중 지난달 16일 집에서 쓰러졌고,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가 됐다.

원 씨가 쓰러진 날은 공교롭게도 자녀들과 여행을 가기로 한 날이었다. 하지만 비가 오는 바람에 원씨는 집안일을 하고, 원씨의 남편은 자녀들을 데리고 키즈카페에 갔다. 집에 쓰러져 있던 원 씨는 키즈카페에서 돌아온 남편에 의해 발견됐다.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 씨의 가족은 의료진에게 회생 가능성이 작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원 씨가 누워서 마지막을 맞이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들에게 새 삶을 선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기증에 동의했다.

원 씨는 심장, 폐장, 간장, 신장(좌·우)을 5명에게 기증했다.

경북 구미에서 2남매 중 첫째로 태어난 원 씨는 내향적이고,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했다고. 요가와 필라테스를 즐기며 건강을 챙겼고, 드라이브와 꽃구경을 좋아했다고 원 씨 가족은 전했다.

원 씨의 남편은 “아이를 사랑했던 평범한 어머니의 특별한 생명 나눔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다”며 “아픔으로 평범한 생활을 못 한 이식 대기자에게 평범한 일상을 보내게 해드리고 가족분들에게도 위로를 드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고인에게는 “함께 해줘서 고맙고, 우리 애들 너무 걱정하지 말고 편히 쉬었으면 좋겠어”며 “애들을 남부럽지 않게 잘 키울게. 매일 생각하며 살 순 없겠지만 항상 마음속에 자기 이름 새기면서 살아갈 테니 하늘에서 잘 지켜봐 줬으면 좋겠다”라면서 눈물을 흘렸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삶의 마지막 순간 다른 누군가를 위해 기증하자고 약속한 기증자와 그 약속을 이뤄주기 위해 기증에 동의해 주신 기증자 유가족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소중한 생명 나눔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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