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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영화관에서 영화 ‘생일’을 보면서 여러 차례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훔쳤다.
영화 ‘생일’은 2014년 4월 16일 세상을 떠난 아들 수호(윤찬영 분)의 생일날 가족과 친구, 이웃 등 남겨진 사람들이 각자가 간직한 수호에 대한 기억을 함께 나누는 모습을 담았다. 배우 전도연과 설경구가 각각 수호의 엄마 순남, 아빠 정일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 총리의 영화 관람에는 세월호 추모시집 ‘언제까지고 우리는 너희를 멀리 보낼 수가 없다’는 시집에 참여한 시인들과 영화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이종언 감독, 영화 제작자인 이준동·이동하 씨가 함께 했다. 이 총리의 손에는 세월호 추모시집이 들려 있었다.
그는 “실제로는 영화보다 훨씬 더 다양한 고통이 있다”면서 “가족들은 우주에서 유일무이한 고통을 겪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남의 잣대로 함부로 말하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전남지사 시절 진도와 목포 등지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을 만난 경험을 소개하며 “그때 얻은 결론이 ‘함부로 위로하지 말자’였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곧 나아질 것이라고 말하는 것도, 위로한답시고 더 심한 고통을 겪는 사람이 있다고 말하는 것도 안 된다”면서 “고통은 비교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러면 뭘 해야 하냐면 옆에 있어줘야 한다”며 “세월이 한참 지나면 말을 걸어주면 된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유동주 시인은 “우리 시인들은 세월호 유가족과 아무런 상관이 없지만, 기성세대가 잘못했다”면서 “우리가 잘못해서 잘못된 세상을 물려준 책임이 있다”고 언급했다. 임성용 시인은 “황교안 전 총리 때는 지나가기만 해도 2시간 동안 길을 막는 등 의전 때문에 여러번 논란이 됐는데 오늘 이 자리는 경호원이나 그런 불편함이 전혀 없고 굉장히 자연스러웠다”며 “나라가 바뀌긴 바뀌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꼭 세월호에 관심을 가져달라기보다는 큰 고통에 처한 분들이 어떻게 대처해가는가 하는 것을 보면 (영화를) 본 분들의 인생에도 보탬이 될 것 같다”며 관람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