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국방부 다른 목소리?…"연합훈련 유예" vs "조정 협의중"

美 국방부 대변인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 유예"
韓 국방부와 협의 없이 먼저 발표 이례적
국방부 "美 훈련 유예 제안, 韓 조정 의견 제시"
추가 협의해 이달 말 훈련 형태 등 시행계획 확정
  • 등록 2018-10-21 오후 5:02:02

    수정 2018-10-21 오후 5:02:02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한미 양국 공군이 12월 국내에서 실시할 예정이었던 대규모 공중연합훈련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를 두고 양국 국방부가 다른 목소리를 내 주목된다. 미측은 ‘훈련 유예’ 의지를 밝힌 반면, 한국 측은 ‘훈련 조정’을 제안했다.

앞서 데이나 화이트 미 국방부 대변인은 워싱턴 시간으로 19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5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 참석을 계기로 진행된 한미 국방장관회담 관련 소식을 전하며 “정경두 국방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북한 문제에 모든 외교적 과정을 지속할 기회를 주도록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 시행을 유예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두 장관은 우리 군대의 준비태세를 보장하기 위해 훈련을 수정(modifying)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그들은 긴밀한 협조를 유지하고 향후 훈련을 평가하기로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7년 12월 군산기지에서 진행된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에서 미 공군 F-16 파이팅 팔콘(앞)과 F-35A 라이트닝II가 활주로 끝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미7공군사령부]
그러나 이에 대해 한국 국방부는 17시간여 뒤인 지난 20일 오후에야 관련 입장 자료를 내놨다. 앞서 한미연합훈련인 키리졸브·독수리연습·을지프리덤가디언(UFG) 유예 등은 한미 양국이 동시에 발표했던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특히 한국 국방부는 이날 언론 배포 자료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정착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군사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며 “양국 장관은 이러한 노력을 지지하고 지원하는데 공감했으며,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 유예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에 대해서도 협의했다”고 밝혔다. 미측은 훈련 유예에 방점을 찍은 반면, 우리측은 협의에 무게를 둔 뉘앙스다.

이와 관련 국방부 관계자는 21일 기자들과 만나 “매티스 장관은 한미 국방장관회담 중 북한 문제 해결의 외교적 노력에 대한 군사적 지원 차원에서 12월 예정된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을 유예하자고 제의했는데, 이에 대해 정경두 장관은 군사대비태세 유지를 위한 조정 방안이 꼭 필요하다고 다시 제의해 다음날 기회 회담에서 계속 협의하기로 했다”면서 “그러나 미 국방부 대변인이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 유예 부분만 발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한미 양국간 협의가 끝나지도 않은 사항을 미 국방부 대변인이 먼저 발표했다는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 설명에 따르면 이튿날 회담에서 양국 장관은 추가 논의 과정에서 훈련 계획 및 실행 주체인 한미연합사령부와 한국 합동참모본부 등 군 당국에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의 조정을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공군 전투기 조종사 출신의 정경두 장관은 매티스 장관에게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의 특성을 설명하고 지상군과 달리 꼭 동일한 공간에서 대규모 항공기를 투입해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설명했다. 가상의 공중임무명령(ATO) 할당과 데이터링크 등을 통해 물리적 공간이나 거리를 극복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은 매티스 장관은 이에 공감하면서 담당자에게 한국측 제안 사항에 대한 검토를 지시했다고 한다. 현 시점에선 유예가 아닌 훈련 내용 조정이 정확하다는 의미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지난 19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5차 아세안확대국방장관회의(ADMM-Plus)에서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 및 이와야 타케시 일본 방위대신과 한·미·일 국방장관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미측의 항공기 투입 의지가 낮아 미 항공기의 한반도 전개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주한 미7공군과 한국공군은 훈련을 지속하고 미 본토 항공기는 시뮬레이션 등으로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 양국은 추가 협의를 거쳐 이달 말 훈련 형식을 포함한 시행계획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 6월 29일 매티스 장관 방한시 한미 국방부는 대규모 연합훈련과 관련, 당시 상황에 맞춰서 외교적 노력에 대한 군사적 지원 필요가 있다면 논의하자고 합의한바 있는데, 그 차원에서 미측이 제안을 한 것이고, 우리 측은 대안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훈련 효과에 영향을 안미치는 것에 대한 조정을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미국 측이 아직 협의도 끝나지 않은 사안을 언론에 먼저 공개한 것은 여전히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특히 한미 공군은 10월 첫째 주에도 협조회의를 통해 올해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을 내실있게 시행하자는데 합의한바 있다. 이에 따라 훈련 유예 제의는 미측의 갑작스런 결정으로 보인다. 이달 말 열릴 것으로 전망되는 북미간 고위급 대화에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을 지렛대로 삼으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은 한미 공군의 전시 전투력 창출과 연합작전 수행 능력 증진을 위한 대규모 연례 훈련이다. 2016년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에 미 항공기는 100여대가 참가했으며, 작년 훈련에는 스텔스 전투기인 F-22와 F-35A가 동시에 참가하는 등 180여대가 훈련에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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