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의 부통령 바이든 대통령 되다…바이든의 부통령 해리스는?

미 헌정사상 최초 여성·흑인 부통령 탄생
조지 플로이드 이후 들끓는 흑인 민심 잡아
‘늙었다’ ‘우유부단하다’ 바이든 약점 보완
78세 고령 바이든 이어 4년 뒤 대통령 도전장 가능성
  • 등록 2020-11-08 오후 3:05:48

    수정 2020-11-08 오후 9:22:48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조. 우리가 해냈어요. 당신이 이제 미국의 다음 대통령이 될 거예요.”

7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가 확정되자, 러닝메이트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은 바이든과의 통화에서 “우리가 해냈다”고 감격했다. 짙은 회색 운동복 차림의 해리스 당선인이 바이든 당선인과 통화하며 웃음을 터뜨리는 장면을 해리스 당선인의 남편인 더그 엠호프가 촬영해 트위터에 올렸고, 이 8초짜리 영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을 타고 전세계로 전해졌다.

조 바이든 당선인과 통화하는 카멀라 해리스 당선인(사진=카멀라 해리스 트위터)
해리스 당선인은 취임과 동시에 미 헌정 사상 첫 여성이자 흑인 부통령이라는 기록을 동시에 세우게 된다. 1964년 자메이카 출신인 경제학 교수 아버지와 암치료를 연구하던 인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해리스 당선인은 흑인 명문대로 유명한 하워드대를 졸업하고 헤이스팅스 로스쿨을 거쳐 변호사로 일했다. .

유색인종이자 여성이라는 비주류중 비주류인 그는 미국 정치권에서 최초 기록을 세운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해리스 당선인은 2004년부터 7년간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시에서 검사장을 지낸 뒤 2011년 유색인종 여성으로서 최초로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에 올랐다. 2016년 11월에는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에 당선됐는데, 흑인 여성으로서는 역대 두 번째다.

들끓는 흑인 민심 달래고 투표 독려

바이든 당선인이 자신의 러닝메이트로 해리스 당선인을 낙점한 것은 이같은 배경을 고려해서다. 올해 초 백인 경찰의 과잉대응으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숨지자 전국적으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을 ‘폭도’로 부르며 강경진압을 다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에 반감을 가진 흑인 유권자 표심을 잡으려는 바이든 당선인이 전략적으로 해리스 당선인을 러닝메이트로 지명한 것이다.

실제 4년 전 “찍을 후보가 없다”며 투표를 포기했던 흑인들이 이번 선거에서는 적극적으로 투표에 나섰다. 특히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중 87%에 달하는 흑인들이 바이든과 해리스 당선인을 지지했다고 밝혔다. CNN은 흑인 유권자들이 민주당에 열광하는 데는 올해 내내 논란이 된 백인 경찰의 진압 방식에 대한 불만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7일(현지시간)연설에 나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사진=AFP)
“늙었다” “우유부단하다” 바이든 약점 보완

상대적으로 젊은 정치인이라는 점도, 러닝메이트로서 해리스 당선인이 갖고 있느 장점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바이든 당선인이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자 “슬리피(Sleepy) 조. 대선에 합류한 걸 환영한다”며 조롱했다.

올해 78세인 바이든 당선인이 여든을 눈 앞에 둔 고령이어서 대선 후보로 부적절하다고 깎아내린 것이다. 하지만 해리스 당선인은 56세로 젊다. 신구 조합은 유권자들에게 안정감을 줬을 뿐더러 70대 백인 남성이라는 바이든 당선인의 주류 이미지를 희석하는데도 한 몫을 했다.

아울러 특유의 송곳 질문으로 유명한 해리스 당선인이 온건한 중도 성향으로 분류돼 때로는 ‘우유부단하다’는 비판을 받는 바이든 당선인을 성공적으로 보완한 것으로 분석된다. 해리스 당선인은 민주당 경선에서 바이든 당선인을 공격적으로 몰아붙여 주목받았다.

지난해 6월 그는 바이든 당선인이 과거 학교 버스에 흑백 학생을 섞어 앉도록 하는 ‘버싱 정책(Busing)’에 반대한 것을 겨냥해 “캘리포니아에서 버스로 통학한 작은 소녀가 인종차별로 상처를 입었다. 그 소녀가 바로 나”라고 비판하며 바이든 당선인을 당황시켰다. 해리스 당선인의 연이은 저격에 곤욕을 치루곤 했던 트럼프 대통령도 “못된(Nasty) 여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첫 여성·흑인 부통령 넘어 차기 대통령 관측도

해리스 당선인이 바이든 행정부에서 ‘실세’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할 전망이다. 이는 올해 할로윈 행사 때 해리스 당선인을 겨냥한 트럼프 캠프의 광고에서도 드러난다. 영상 속에는 바이든 가면을 쓴 사람이 사탕을 달라며 집 앞에 찾아온다. 집주인이 미심쩍어하는 모습에 가면을 벗자 해리스의 얼굴이 나타난다. 광고는 “누구에게 투표하는 것인지 잘 생각해보라”는 말로 끝난다. 바이든 당선인은 허수아비일 뿐이며 실세는 해리스 당선인이라는 것이다.

실세 부통령을 넘어 벌써부터 해리스 당선인을 차기 대통령 후보로 꼽는 성급한 관측도 나온다. 바이든 당선인이 78세로 고령인 점을 감안할 때 4년 뒤 재선 도전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부통령인 해리스 당선인이 유력한 대권 후보로 부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가 부통령 후보로 지명됐을 때 워싱턴포스트(WP)는 “해리스는 미국 첫 흑인 여성 부통령 또는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럴 때가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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