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엔비디아' ARM, 20% 가까이 폭락…상장 후 '최악의 날'

상장 5개월 만에 일 기준 최대 하락률
美 CPI 쇼크에 성장주 투심 악화
호실적에 차기 AI 주도주 부상…주가 폭등세
모기업 日 소프트뱅크 그룹도 2%대 하락 중
  • 등록 2024-02-14 오전 9:51:02

    수정 2024-02-14 오전 9:51:02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제2의 엔비디아’로 불리며 인공지능(AI) 열풍에 올라 탄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암(ARM) 홀딩스가 상장 후 ‘최악의 날’을 맞았다. 13일(현지시간) 주가가 20% 가까이 급락하며 상장 후 일일 기준으로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성장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약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ARM은 전 거래일보다 19.46% 급락한 119.9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정규장 마감 후 거래에서는 1.9% 오르고 있다.

ARM은 지난 7일부터 4거래일 연속 급등한 뒤 5거래일 만에 급락세로 돌아섰다. 특히 이날 하락률은 지난해 9월 기업공개(IPO) 이후 하루 기준 최대 낙폭이다. ARM은 상장 후 지금까지 두 자릿수대 하락률을 보인 적이 없었다.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미국 CPI에 성장주 투심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간밤 미국 노동부는 1월 CPI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3.1%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월 상승률(3.4%) 보다 낮아지긴 했지만, 월가가 집계한 예상치(2.9%)를 웃돌았다. 디스인플레이션 상황을 상징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3%의 벽’을 뚫지 못한 것이다. 전월 대비로는 0.3% 올랐다. 이 역시 시장 예상치(0.2%)를 넘어섰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이 꺾이는 분위기다. 이에 뉴욕증시는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35% 떨어졌고, 대형주 벤치마크인 S&P500지수는 1.37% 내렸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1.8% 빠졌다. 특히 기술주의 경우 미래 수익을 바탕으로 기업가치가 산정되기 때문에 금리인상기에 저평가되는 경향이 있다.

마켓워치는 최근 엔비디아 등 AI 관련주가 주도주로 부상하면서 ARM이 차세대 AI주로 부각된 게 투심을 자극한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미국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면서 대세 주식에서 소외되지 않으려는 개인투자자의 포모(FOMO)증후군이 주가 폭등을 부채질하고 있다. 미즈호증권의 한 애널리스트는 “최근 폭발적인 주가 상승은 밸류에이션이 무시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ARM의 급락세에 모회사인 소프트뱅크 그룹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14일 오전 9시43분 현재 소프트뱅크 그룹은 전 거래일보다 2.54% 내린 8276엔에 거래되고 있다. 소프트뱅크 그룹 역시 ARM의 호실적 소식에 지난 8일부터 3거래일 연속 30% 가까이 올랐다.

앞서 ARM은 지난 7일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을 내면서 주가가 두 배 뛰었다. 긍정적인 다음 분기 전망을 제시한 것도 주가 상승세에 불을 붙였다. ARM은 다음 분기 매출로 8억5000만달러~9억달러, 주당 순익으로 28센트~32센트를 각각 제시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 7억8000만달러, 21센트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ARM은 주주 서한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는 물론 휴대전화에 이르기까지 모든 기기에서 AI를 지원하는 ARM 기술에 대한 강력한 수요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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