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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18일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75%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연 1.50%에서 1.75%로 인상한 이후 5개월째 동결이다.
예상된 동결…추경이 방어하는 금리인하
4월 금통위 금리 동결은 이미 예상된 결과다. 이데일리가 최근 경제·금융 전문가 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2명 전원이 이번달 기준금리 동결을 점쳤다. 금융투자협회가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 등 채권시장 전문가 200명을 상대로 진행했던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응답자의 97%가 이번에 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국내 경제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고 있다는 점이 첫 손에 꼽힌다. 아직은 기준금리를 변경할 상황이 아니라는 판단으로 이어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수출과 투자가 부진해 하방 리스크가 높아졌지만 소비가 완만히 증가하고 신규 취업자수도 늘고 있다”며 “기준금리를 만장일치 동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국내 경기뿐이 아니다. 글로벌 경제 상황도 긍정론과 부정론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글로벌 경기 하방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최근 중국의 경기지표 호조가 나타나면서 최악은 지나간 것 아니냐는 판단도 나오는 상태다.
조용구 신영증권 선임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하방리스크가 부각되고 있으나 중국은 부양책 효과 등으로 일부 지표가 반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채권부문파트장은 “추경 등의 정책대응으로 국내 경기 하방위험을 방어할 수 있는 만큼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할 단계는 아닌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총재는 최근 금리인하 기대감을 차단해왔다. 이 총재가 지난 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이 기준금리의 인하를 검토해야 할 그런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단언했던 것이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금통위 내부에서도 일단은 지켜보자는 여론이 조성됐을 수 있다.
다만 이 총재 외에 이일형 조동철 고승범 신인석 임지원 윤면식 금통위원이 만장일치로 동결을 결정했는지 여부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이날 오전 11시께 열리는 이 총재의 기자간담회에서 소수의견 여부가 나올 전망이다. 금융시장은 만장일치 결정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 총재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내놓을 발언에도 관심이 모인다. 최근 국내외 경제 둔화 우려가 제기되는 만큼 국내 경제와 관련한 한은 총재의 발언이 향후 금리 향방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리 향방 시그널…수정경제전망에 쏠리는 눈
한은은 이날 오후 1시30분께 수정경제전망을 발표한다. 지난 1월 전망 당시 한은은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2.6%를 기록할 것으로 봤는데, 이번에 성장전망을 낮춰 잡았을지 주목된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월 2.9%에서 그 해 7월 2.8%, 10월 2.7%로 하향 조정한 뒤, 지난 1월 0.1%포인트 더 하향한 2.6%로 예상한 바 있다.
정부(2.6∼2.7%), 국제통화기금(IMF·2.6%),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6%)와 유사하지만 민간기관보다는 낙관적이다. 민간연구기관인 현대경제연구원과 LG경제연구원은 각각 2.5%를 예상했고,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는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1%와 2.4%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아울러 올해 물가전망치는 기존 전망치(1.4%)보다 하향조정된 1% 초반대로 제시될 것이 유력해 보인다.
올해 1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5%로 통계집계가 시작된 1965년 이래 분기 기준으로 최저다. 월별로는 1월 0.8%, 2월 0.5%, 3월 0.4%다.
물가 중 변동성이 큰 식료품, 에너지류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 역시 지난달 0.9%로 0%대에 진입했다. 근원물가의 하락은 유류세 인하나, 복지정책 등 공급 요인이 아닌 수요 부진이라는 진단으로 이어진다. 금통위가 금리를 결정할 때 경기를 판단하는 주요 근거로 보는 지표이기도 하다.
한은은 앞선 2월 금통위 통화정책 방향 의결문에서 이미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월 전망경로를 다소 하회할 것”이라는 문구를 통해 물가 전망치 하향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