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양미영기자] 새 행장을 맞은 지 한달,
조흥은행(00010)의 임원회의가 달라졌다. 표면상으로는 일주일에 세차례씩 모이던 상임위원회가 한번으로 축소됐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 보면 예전과 완전히 달라졌다.
우선 젊은 행장과 임원 사이의 벽이 예전보다 훨씬 낮아졌다. 조흥은행의 한 임원은 "요즘 행장과 소위 `커뮤니케이션`이 된다"고 말했다. 위성복 전행장 때와는 다른 느낌이라는 것이다.
위 전행장(현 이사회회장)이 연륜과 경험을 바탕으로 좌중을 휘어잡는 `카리스마`로 대변됐다면 홍 행장은 티타임 분위기의 부드러움으로 이끈다는 평가다.
위 회장의 경우 경영전반을 꿰뚫고 있다 보니 임원들은 행장 앞에서 말 한마디 꺼내는 것이 부담이었다. 대개 회의에서 행장은 말하고 임원은 듣는 게 일반적이었다.
반면 홍 행장이 이끄는 임원회의는 180도 바뀌었다는 평이다. 회의진행 방식이 토론 위주로 변했다. 홍 행장은 단순히 보고를 받고 의견을 내기보다 임원들의 활발한 참여를 유도하는 스타일이다.
입이 무거운(?) 임원에게는 "할 말이 없느냐"며 발언을 시키기도 한다. 임원으로서는 곤혹스럽기도 한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참신한 시도로 비치고 있다.
홍 행장은 또 상임이사회에 맞춰 안건을 미리 통보, 임원들이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고 있다. 이는 보수성과 권위로 똘똘 뭉친 은행내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라는 평이다.
이에 대해 젊은 나이인 데다 여러 부서를 돌지 못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경험을 커버하기 위한 홍 행장의 노력이라는 평도 있다.
하지만 조흥은행 직원들은 이같은 홍 행장의 행보에 일단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젊은 연조에 행장 자리에 오른 것 이상으로 신선한 모습이라는 얘기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홍 행장 취임 직후에는 임원들이 자기보다 젊다는 점 때문에 행장과 만나는 자리를 꺼리는 경우도 많았지만 최근 이같은 부담이 많이 해소됐다"며 "기대치에 비해 의외로 잘 이끌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