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할퀸 초강력 태풍 '하기비스'…37명 사망·실종

오후 4시30분 기준 21명 사망, 16명 실종…부상자 166명
아베, 비상재해대책본부 설치…자민당도 재정지원 요청
"연간강수량 30~40% 내려"…후쿠시마 원전 경보 울리기도
한국 초청 안한 관함식, 태풍에 취소…고노 "진심으로 유감"
  • 등록 2019-10-13 오후 5:03:36

    수정 2019-10-13 오후 5:03:49

초대형 태풍 19호 ‘하기비스’가 일본을 관통하며 13일(현지시간) 나가노현 우에다시의 열차 다리가 일부 파손되됐다. [AFP제공]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초강력 태풍 ‘하기비스’가 일본을 할퀴고 지나갔다. 13일 오후 4시 30분 기준 21명이 숨지고 16명이 실종된 것으로 집계됐다. 부상자도 166명에 달해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1958년 약 1200명의 사망·실종자를 낸 카노가와 태풍 이후 가장 강력한 태풍에 일본 열도가 직격탄을 맞았다.

이날 6시 태풍은 소멸했지만 여전히 하천 수위가 상승한데다 지반이 단단하지 않은 곳에서 크고 작은 산사태들이 이어지고 있어 피해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7명 사망 혹은 실종…연간 강수량 30~40% 쏟아져

일본 NHK와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아베 신조(安倍 晋三) 일본 총리는 13일 오전 9시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비상재해대책본부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사망자들의 명복을 기원하고 모든 피해자에게 진심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경찰, 소방, 해상 보안청 뿐만 아니라 자위대 2만7000명이 구조활동과 인명 수색, 피난 줄이는 활동에 전력으로 임하고 있으며 이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집권당인 자민당은 정부에 피해 지방자치단체에 빠른 재정지원을 요청했고 야당들도 방재 체제를 재검토하고 재해 구조법 적용을 점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하기비스는 12일 저녁 시즈오카(靜岡)현 이즈(伊豆)반도에 상륙해 밤새 수도권과 동북 지방에 많은 비를 내렸다. 일본 기상청은 13개 광역지자체를 상대로 호우 경보 중에서도 가장 등급이 높은 ‘폭우 특별경보’를 내렸다.

인기 온천 관광지인 하코네(箱根)에는 이틀간 1001mm의 비가 내렸고 시즈오카(靜岡)현 이즈(伊豆)시 이치야마(市山)에 내린 비는 760㎜, 사이타마(埼玉)현 지치부(秩父)시 우라야마(浦山)엔 687㎜, 도쿄 히노하라(檜原)에는 649㎜ 달하는 비가 내렸다. 일본 각지에서 연간 강수량의 30~40%에 달하는 기록적 폭우가 단 이틀 만에 내린 것이다.

태풍은 이날 정오 무렵 일본 삿포로 남동쪽 태평양 해상에서 온대 저기압으로 변질하며 사실상 소멸했다. 하지만 사망자와 부상자는 이어지고 있다.

전날 도쿄 인근의 지바(千葉)현 이치하라(市原)시에선 돌풍으로 차량이 넘어지며 1명이 숨졌다. 같은 날 밤 군마(群馬)현 도미오카(富岡)시에선 산사태가 발생하며 3명이 숨졌고 7시 나가노(長野)현 도미(東御)시에선 폭우와 돌풍으로 다리가 파손되며 차량 3대가 강에 떨어졌고 탑승자 6명 가운데 3명이 행방불명 됐다.

전날 오후 9시에는 일본 전역 81만3000 세대, 165만9000명에 대해 ‘피난 지시’가 내려졌다. 태풍으로 범람한 하천은 36곳에 이르고 7곳의 댐에서는 하류 범람 위험에도 물을 도저히 가둬둘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방류를 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13일 오전에야 철도와 지하철이 순차적으로 운항을 재개했다. 하지만 이날도 일본 국내선 항공기 818편이 결항됐다.

또 일부 도로는 토사로 무너지며 복구가 지연되고 있다. NHK는 가나가와(神奈川)현 서부를 지나는 쇼난(湘南) 우회도로 및 시설은 산사태로 도로가 끊기며 통행 금지가 해제될 때까지 며칠 더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이바라키(茨城)현 미토(水戶)시 역시 하천이 범람하며 고속도로 나들목이 완전히 폐쇄됐다.

韓 불참 관함식 취소 후쿠시마 원전 경보도

일본 해상자위대의 주최로 14일에 열리기로 예정됐던 관함식도 취소됐다. 이날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방위상은 “태풍으로 인한 피해 대응에 집중하기 위해 관함식을 중단한다”면서 “진심으로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자위대 병력을 관함식 대신 재해 복구에 먼저 활용하겠다는 게 일본 정부의 계획이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3~4년에 한번씩 해군 함정을 집결하는 관함식을 개최하는데 올해 역시 가나가와(神奈川)현 사가미(相模)만 해상에서 개최할 계획이었다. 일본은 지난 2015년 10월 관함식에서는 우리 정부를 초대했고 우리 정부 역시 대조영함을 파견했다. 하지만 올해는 우리 정부를 제외하고 캐나다, 미국, 영국, 싱가포르, 호주, 인도, 중국만 초대했다. 특히 중국이 일본 자위대 관함식에 참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화제가 됐었다.

12일 오후 4시 55분께 후쿠시마(福島) 원전 2호기 폐기물 처리동의 오염수 배관에서 경보장치가 작동하는 일도 발생했다. 도쿄전력 측은 “오염수 누설은 없었고 빗물로 인한 경보장치가 오작동했다”고 설명했다.

또 만일을 대비해 후쿠시마 원전 1호기부터 4호기 전체의 오염수 이송작업을 바로 중단시켰다. 하지만 이후에도 담수화 처리 설비에서 누수 경보가, 방사성 핵종 여과시설에서도 유출경보가 울렸다. 오염수 유출을 감시하는 장치에서도 전원 장치에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전문가들은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주변에 폭우가 내리면 방사능 오염수도 바다로 흘러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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