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 묻은 기저귀로 뺨 때려” 어린이집 교사 남편 청원 글

아동학대 주장한 학부모에 사과하러 갔다가 봉변
올해 초부터 폭언, 부당한 요구 등 갑질 이어져
교사 남편 “아내 얼굴 반쪽이 변으로 덮혀 있어”
  • 등록 2023-09-13 오전 11:32:55

    수정 2023-09-13 오후 1:02:27

[이데일리 이준혁 기자] 세종시 한 어린이집 교사가 학부모로부터 변이 묻은 기저귀로 뺨을 맞는 등 갑질을 당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 교사는 아동학대를 주장하는 학부모에게 사과하러 간 길이었다.

이 사실을 접한 해당 교사 남편은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글을 써 교권 보호를 위한 제도를 촉구했다.

(사진=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 캡처)
자신을 세종시 한 어린이집 교사 남편이라 밝힌 A씨는 12일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어린이집 교사의 보호에 관한 청원’이란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A씨는 글에서 “막장 드라마의 김치 싸대기는 봤는데 현실에서 똥 싸대기를 볼 줄이야”라며 “아내 얼굴 반쪽이 똥으로 덮혀 있는 사진을 봤다”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아내인 어린이집 교사 B씨는 올해 초부터 지속적으로 폭언과 부당한 요구, 아동학대 무고 등으로 학부모에게 시달려왔다. 그는 “학부모로 인해 고통받는 아내를 보며 퇴사를 강하게 권유했는데 결국은 이렇게 됐다”고 탄식했다.

그러면서 “아동학대를 주장하는 학부모에게 사과하러 방문한 아내 얼굴에 똥 묻은 아기 기저귀를 펼쳐 얼굴을 가격한 학부모를 경찰서에 고소하고 이 글을 적는다”고 전했다. 뉴스1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10일 오후 4시께 한 병원 화장실에서 발생했다.

A씨는 “아동학대로 어린이집의 CCTV를 경찰에서 조사하면 조사사항 외 미비한 사항이 추가적으로 나올까 봐 원장님들은 억울하지만 사과를 종용하는 경우가 많을 거라 생각된다”면서 “아동학대는 경찰이 조사해 결과가 나오면 처벌 받겠다”고 했다.

폭행을 당한 후 병원 치료까지 받은 B씨는 결국 해당 학부모를 상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A씨는 “나쁜 교사는 처벌을 할 수 있는데, 나쁜 학부모를 처벌할 수 없는 교사들은 어떻게 하냐”고 토로하며 청원 글을 마쳤다.

해당 청원은 이날 오전 11시 30분 현재 268명이 동의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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