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항구' 로테르담에 韓물류센터 설립…"이보다 든든할 수 없죠"

부산항만공사 로테르담항만공사에서 부지 임차
50% 중기에 배정, 나머지는 삼성SDS에 임대
마무리 공사 마친 후 내년 1월 정식 개장
임대료 증가 속 안정적 물류 플랫폼 확보
  • 등록 2021-11-01 오전 11:00:11

    수정 2021-11-01 오전 11:56:45

내년 1월 개장하는 로테르담 물류센터 (사진=임애신 기자)
[로테르담(네덜란드)=이데일리 임애신 기자] 내년 1월 유럽 최대 항만인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에 한국 기업을 위한 수출 기지가 확보된다. 로테르담항에는 세계 곳곳의 화물이 유럽 지역으로 들어가기 위해 밀집한다. 기업 수요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운송 인프라가 잘 갖춰져 효율성이 높다는 의미다.

한국 기업들도 로테르담항을 이용하고 있지만 전용 물류센터가 없어 창고 임대료가 인상될 때마다 어려움을 겪었다. 정부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기업이 사용할 수 있는 공동물류창고를 설립해 시장 평균 대비 10~15% 저렴한 임대료를 제공한다.

로테르담에 韓 수출기업 위한 물류센터 구축

해양수산부와 부산항만공사(BPA)는 지난 29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로테르담항만 배후단지 마스블락테 서쪽 지역에 위치한 로테르담 물류센터에서 개장식을 개최했다.

BPA는 로테르담항만공사로부터 사업 부지를 임차해 물류센터를 건립했다. BPA가 물류센터를 개발·소유하면서 50%는 직영으로 임대를 하고, 나머지 50%는 삼성SDS(018260)에 10년 동안 임대한다. 창고 면적은 3만4000㎡(부지면적 5만㎡) 규모로 도크만 36개에 달한다. 창고 끝에서 끝까지 걸어가는 데 4분 가까이 걸릴 정도의 넓은 면적이다. 이 중 1만5000㎡가 우리 중소·중견 기업에 우선 배정된다.

강준석 BPA 사장은 개장식에서 “로테르담 물류센터 사업은 BPA의 첫 해외사업으로 드디어 결실을 보게 됐다”며 “유럽에 진출할 우리 기업의 안정적 물류 플랫폼으로 활용돼 물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라드 카스테레인 로테르담항만공사 사장은 “로테르담 물류센터를 이용하는 한국 기업이 증가해 양 항만 간 물동량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로테르담항만공사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정연두 주네덜란드 대한민국대사관 대사는 “전 세계가 물류대란을 겪고 있는 와중에 선제적으로 해수부와 부산항만공사가 3년 전부터 로테르담에 대규모 물류센터를 건설해 우리 기업의 해외 물류를 지원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며 “한국과 네덜란드 수교 60주년을 맞아 양국의 협력을 상징하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로테르담항만 배후단지 마스블락테 서쪽 지역에 위치한 로테르담 물류센터에서 개장식을 개최했다. (사진=BPA)
유럽 최다 물동량, 로데트람항에 몰린다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은 지난해 기준 세계에서 11번째, 유럽에서 가장 많은 물동량을 처리하는 항만이다. 로테르담은 유럽 최대 환적항이자 관문항으로, 암스테르담과 함께 네덜란드의 경제 발전을 주도해왔다.

서유럽항 중에서 로테르담의 점유율은 36.6%로 가장 높다. 벨기에 안트워프(19.4%), 독일 함부르크(10.6%)와 격차가 크다. 로테르담항은 20m의 깊은 수심으로 초대형선의 입항이 자유롭고, 도선사가 승선한 후 안벽까지 6~12시간 걸리는 다른 항과 달리 2시간 이내에 접안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트럭과 기차, 바지(Barge) 등의 연계가 뛰어나 운송 비용을 절감하고 창고 입고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이런 이유에서 우리 기업들도 로테르담항을 이용하고 있다. 그러던 2018년 유럽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물류 시설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문제가 발생했다. 해외의 물류 시설을 임대해서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은 갑작스러운 임대료 상승 때문에 과도하게 비싼 물류비용을 지출해야 했다.

BPA가 네덜란드에 자회사를 설립하고, 2019년 로테르담 항만에서 서쪽으로 약 15km 떨어진 배후부지 마스블락테 지역에 물류센터 건립 사업에 착수한 배경이다.

물류센터 이용료 최대 15% 저렴

로테르담 물류센터의 가장 큰 장점은 입출고료·보관료 등 물류센터 이용료가 시장 평균 대비 10~15% 저렴하다는 점이다. 소량 다품종 화물을 취급하는 경우 기업 요청에 따라 맞춤형 서비스도 제공한다.

일반화물과 보세화물을 구분해 보관·운영하는 것도 기업 입장에서는 장점이다. 보세화물은 통관이 필수인 데다 화주별로 구분해야 하고 부가작업(VAS)도 필요하다.

로테르담항 보세 구역에 도착한 물품이 네덜란드 보세창고를 이용할 경우 실제 물건이 판매될 때까지 관세 납부를 보류한다. 또 현지 전문업체를 통해 관세와 통관업무를 지원한다.

특히, 로테르담 물류센터를 이용 중인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유럽에 진출했거나 진출 계획이 있는 기업에 센터 내에 사무공간과 유지비를 무상으로 제공한다.

로테르담 물류센터 내부 모습 (사진=BPA)


“공공기관 지원 든든…수출경쟁력 확대 기대”

현지 한국 기업들은 BPA의 로테르담 물류센터 운영을 반기고 있다. 공기업이 현지에 나와 있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은다.

유럽에서 물류업을 하는 한 관계자는 “네덜란드 법이나 실정, 문화를 100%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현지 기업과 일하다 보니 어려움이 많다”며 “공기업이 네덜란드에서 물류창고를 운영한다고 하니 든든하다”고 말했다.

문동현 CXL 유럽 브랜치 매니저는 “유럽에서 중소기업들이 외국계 창고와 딜을 하기 쉽지 않다”며 “BPA가 네덜란드 현지에서 한국 중소기업을 위해 대변해주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전했다.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공통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은 언어와 소통 방식이다. 익명을 요구한 중견기업 관계자는 “한국에서 3일이면 처리될 일이 이곳에서는 2주 넘게 걸리기 일쑤”라며 “오래 걸리더라도 왜 이렇게 늦게 되는지 설명이라도 해주면 좋은데 그 어떤 피드백도 없어 내부에 보고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문동현 매니저는 “외국계 창고 대응이 아주 느리다”며 “한국적인 마인드로 적극적으로 소통해주면 그게 물류 확대로 연결되고, 더 많은 물량을 확보할 수 있어 수출 경쟁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정적인 영업도 가능해졌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물가 상승으로 10년 전과 비교해 창고 임대료가 2배 넘게 올랐는데 코로나19 이후 임대료 상승이 더 심화했다”며 “비용 부담 때문에 어려움이 있는데 부산항만공사 창고를 이용할 수 있게 돼 좋다”고 말했다.

로테르담 마스블락테 지역 항공사진. (사진=해수부)
해외 곳곳에 K-물류센터 확대

해수부와 BPA는 해외 주요 항만에 물류거점을 확보하는 사업을 지속할 계획이다.

지난 9월 15일에는 인도네시아 자바 주의 프로볼링고항 물류센터가 운영을 시작했다. 내년 1월에는 남유럽의 관문인 스페인 바르셀로나항에도 물류센터 운영을 시작한다. 추가로 미국 남동부 조지아에 위치한 사바나항과 베트남 남부 카이맵 지역, 태국 방콕항과 람차방항에도 물류센터를 건립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전재우 해수부 해운물류국장은 “해외 물류센터 확보 사업은 우리나라 경제 성장의 근간인 수출 경쟁력 제고를 위한 중장기적인 투자”라며 “해외 주요 항만에 우리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물류거점을 확장할 수 있도록 관계 기관과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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