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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과 BBC 등에 따르면 이날 캐나다 벤쿠버 브리티시 컬럼비아 법원은 지난 1일 체포된 멍 부회장에 대해 보석 신청을 받아들이고 석방한다는 판결을 내놨다. 고혈압에 따른 건강 악화가 우려되는데다, 캐나다 벤쿠버에 집을 2채 갖고 있는 만큼 결코 캐나다를 떠날 일이 없을 것이라는 멍 부회장 측의 주장을 수용한 것이다.
캐나다 법원은 지난 3일 동안 보석 심리를 진행했다. 앞서 캐나다 검찰은 중국으로 도피할 우려가 있다며 석방을 허락해선 안된다고 요청했다.
하지만 중국에서 캐나다 대사 초치, 캐나다 국민 억류 등 보복 움직임이 일자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중국 정부는 그녀를 즉각 석방하지 않으면 “심각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이날 판결은 전직 캐나다 외교관이자 국제위기감시기구(Internation Crisis Group) 소속 마이클 코브릭이 중국에 억류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몇 시간 뒤에 나왔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날 중국 정부와 접촉했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판결이 중국의 위협과 관계가 있는지는 불투명하다”면서도 “멍 부회장의 구금은 미국, 중국, 캐나다 간의 복잡한 관계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관계가 더욱 악화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멍 부회장 사건에 개입 할 수 있다고 시사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고 BBC는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나는 이 나라(미국)에 도움이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더라도 멍 부회장의 도주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 없는 만큼 24시간 감시를 받고 위치 추적을 위해 GPS가 부착된 전자발찌를 착용토록 법원은 명령했다. 멍 부회장의 여권도 압수키로 했다. 멍 부회장은 벤쿠버 자택 2곳 중 한 곳에 머무르면서 추가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화웨이는 이날 보석 결정이 나온 뒤 성명을 내고 “적절한 결정”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어 “캐나다와 미국의 법률 시스템이 정당한 결론에 이르게 될 것이라는 확신이있다”고 덧붙였다.
멍 부회장은 지난 1일 남미로 출국하기 위해 캐나다 벤쿠버 공항을 경유하는 과정에서 체포됐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은 무역협상을 위해 아르헨티나 주요20국(G20) 정상회의에서 회담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후 캐나다는 멍 부회장 체포에 정치적 개입이 없었다며 선을 그었으나, 중국 정부와 화웨이는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는 멍 부회장의 혐의에 근거가 없다며 인권침해라고 강력 반발했다.
다만 멍 부회장이 향후 미국에 인도될 경우엔 다시 양국 관계에 먹구름이 낄 수 있다. 캐나다 법원은 보석 결정과는 별도로 멍 부회장의 미국 인도를 위한 심리를 예정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법원은 멍 부회장에게 내년 2월 6일 법정에 출석하라고 명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