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부산 돌려차기男, 사이코패스였다…'연쇄살인마' 강호순 동급

"강간 목적이면 그렇게 안 때렸다"…법정서 '황당 궤변' 반복
"피해자 구호하려 구석으로 옮겨"…일말 반성 없이 황당 주장
法 "피해자를 오로지 성욕 해소 수단 취급…반사회적 성격"
  • 등록 2023-06-15 오전 11:44:44

    수정 2023-06-16 오전 3:22:19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범인 이모(31)씨가 사이코패스 지수가 연쇄살인범 강호순과 같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이씨는 수사와 재판 내내 CCTV 영상으로 직접 확인되는 폭행 부분을 제외한 혐의를 모두 부인하며 황당한 궤변으로 일관했다. 징역 20년을 선고한 2심 재판부는 출소 후 20년 간 위치추적장치 부착을 명령하며 심야시간 외출금지 등도 함께 부과했다.

부산 돌려차기 강간살인미수 사건 범인인 이모씨의 2022년 5월 22일 범행 당일 모습.
15일 이씨의 1·2심 판결문 등에 따르면 이씨는 수사기관 등에서 이뤄진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PCL-R) 평가에서 총점 27점을 기록해 우리나라의 사이코패스 기준선 25점을 넘은 ‘높음’ 수준에 해당했다.

사이코패스 진단검사 27점은 10명을 살해한 연쇄살인범 강호순과 같은 수준이고, 딸의 친구를 상대로 강간살인 범죄를 저지른 ‘어금니 아빠’ 이영학의 25점보다 높은 수준이다. 별도로 진행된 이씨에 대한 성인 재범위험성 평가도구(KORAS-G) 평가 결과에서도 ‘높음’ 기준선인 12점을 훌쩍 넘은 23점을 기록했다.

檢 조사서 “피해자 죽을 수 있다 생각”→“살해 의도 없다”

실제 수사와 재판에서 이씨는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할 수 없는 변명을 반복했다. 사건 당일 새벽 5시 무렵 오피스텔 건물 공용엘리베이터 앞에서 서있던 20대 여성을 돌려차기로 기습했다. 당시 이씨는 체중이 90㎏에 육박하던 거구였다.

쓰러진 피해자의 얼굴을 체중을 실어 네 차례 강하게 밟았고, 의식을 잃은 후에도 또 다시 한 차례 밟았다. 이씨는 머리 등에 치명상을 입은 여성을 입간판 뒤로 끌고 갔다. 피해자는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으나, 7분 후 오피스텔 입주민이 1층으로 내려와 인기척에 놀란 이씨가 도주하며 겨우 목숨을 건졌다.

이씨는 긴급체포돼 구속된 이후에 황당한 변명으로 일관했다. 당시 이씨는 “피해자가 째려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여자인 줄 몰랐다” 등의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을 폈다. 의식을 잃은 피해자를 복도 구석으로 옮긴 이유에 대해서도 “구호 차원”이라는 어치구니 없는 주장을 했다.

검찰 조사에서 “피해자가 기절한 이후 피해자의 머리 쪽에서 피가 많이 흘러나와 있었고, 피해자가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무서웠다”고 진술해 살인 목적을 인정하기도 했지만, 이후 다시 말을 바꿨다.

1심에서 살인미수 혐의가 인정돼 징역 12년형을 선고받자, 이씨는 항소하며 “머리 부위를 발로 가격하거나 밟아서 상해를 가한 사실은 인정하나, 이 사건 당시 피해자가 자신을 욕하는 듯한 환청을 듣고 순간적으로 격분해 범행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피해자의 강력한 요청으로 항소심에서 검찰이 성범죄 여부에 대한 추가적인 검증을 법원에 요청했고, 결국 범행의 목적이 ‘강간살인’으로 공소장이 변경됐다. 그러자 이씨 측은 “강간하려 했다면 과도한 폭력을 행사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폭행 당시에 살인의 고의와 강간의 고의가 동시에 양립할 수 없다”고 납득할 수 없는 항변을 반복했다.

강간 목적 추가되자 “살인과 강간 시도 어떻게 가능하나”

2심 재판부인 부산고법 형사2-1부(최환 이재욱 김대현 부장판사)는 피해자의 옷과 속옷 상태, 검출된 DNA 등을 근거로 “이씨가 강간을 직접적인 목적으로 또는 적어도 강간을 배제하지 않는 성폭력범죄들을 저지를 의도에서 피해자에게 폭행을 가한 것”이라며 “저항이 아예 불가능한 상태로 만들어 강간 범행을 용이하게 실행하기 위한 수단으로 폭행을 사용한 것”이라고 결론 냈다.

그러면서 “범행 수법이 극히 잔혹하고 흉포하며 대담할 뿐만 아니라, 무자비한 공격으로 실신한 피해자를 확인하고도 재차 머리를 차는 듯이 짓밟거나 위중한 상태에 아랑곳없이 피해자의 옷을 벗겨 유린했다”며 “범행 과정 내내 피해자를 오로지 자신의 성욕을 해소하기 위한 도구나 수단으로 취급하였을 뿐 타인의 생명이나 신체에 대한 인격체로서의 최소한의 존중이나 배려조차 보이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이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하고 10년 간의 신상정보 공개, 취업제한 10년을 명령했다. 이와 함께 20년간의 위치추적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하며 이 기간 외출제한 등도 부과했다. 매일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보호관찰관 승낙 없이 외출을 금지하고 피해자에 대한 접근이나 연락도 모두 금지된다. 또 흉기 등 위험한 물건을 소지 및 보관하는 것도 금지했다.

다수 전과가 있던 이씨는 법원에 기계적으로 반성문을 제출했다. 하지만 실제 구치소에선 동료 수감자들에게 피해자, 수사에 협조한 자신의 전 여자친구 등에 대한 보복의 의사를 지속적으로 드러냈고 법원과 수사기관에 대해서도 강한 적의를 표출하며 복수를 언급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소년범 시기부터 성년 이후 최근까지 총 11년이 넘는 형을 복역하면서 20대 대부분을 수감 생활로 보냈음에도, 출소 후 불과 3개월도 지나지 않아 다시 범행에 이르러 장기간 수형에도 불구하고 성행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검사결과에서 드러나는) 이씨의 과도한 공격적 특성과 행동통제능력의 결여, 반사회적 성격적 특성을 더해 보면, 과연 법을 준수하려는 기본적인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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