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일주 태풍연구센터장 "시마론 추가 북상으로 '솔릭' 예측 힘들어"

시마론 간접 영향 받는 '후지와라 효과' 발생
제주 해상 오래 머물며 '황해저층 냉수'와 많이 섞여 강도 약해져
  • 등록 2018-08-24 오전 11:00:11

    수정 2018-08-24 오전 11:00:11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태풍이 주변에 또 있었기 때문에 태풍을 정확히 예측하기 힘들었습니다”

제19호 태풍 ‘솔릭’이 당초 기상청 예보와 달리 동쪽으로 방향을 많이 틀고 속도가 느려지면서 그 원인에 대한 궁금중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제주대학교에서 태풍연구센터를 이끌고 있는 문일주(사진) 센터장은 이 같이 밝혔다.

먼저 문 센터장은 솔릭에 이어 제20호 태풍 ‘시마론’이 추가로 북상하면서 그 영향을 받아 ‘후지와라 효과’가 생긴 것이 이번 태풍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후지와라 효과는 근접한 두 개의 태풍이 1000㎞ 이내로 근접할 때 서로의 진로와 세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간섭현상을 가리킨다.

문 센터장은 “기상청은 좁은 의미로 해석해 시마론이 완전히 잡아 당기지는 않았다는 이유로 후지와라효과가 아니라고 하는데 넓은 의미에서 보면 시마론의 간접 영향도 받았기 때문에 후지와라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처럼 태풍이 주변에 있는 경우 변수가 많이 생겨 태풍의 강도나 방향 등을 맞히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도 처음에는 황해도로 간다고 예측했다가 나중에 전라도로 상륙한다고 예보했듯이 우리나라 기상청만 아니라 다 틀렸다”고 덧붙였다.

문 센터장은 “태풍이 방향을 바꾸면 속도가 줄게 된다”며 “서쪽으로 향하는 성분이 제로가 되고 나서 다시 동쪽으로 가면서 동서 성분이 제로가 되니 속도는 느려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문 센터장은 태풍 예측도를 높이기 위해 바다 저층수 연구까지 진행 중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이번에 솔릭 같은 경우에도 상당히 세력이 발달했다가 제주 해상에서 느리게 오랫동안 머물게 되면서 갑자기 세력이 약해졌다”며 “태풍이 천천히 이동하게 되면 바닷물과 많이 섞이게 되는데 제주 바다 아래 있는 ‘황해저층냉수’라고 하는 아주 찬물과 섞이면서 강도가 약해졌다”고 밝혔다. 그는 “제주 해상은 50미터만 내려가도 수온이 10~15도로 매우 차가운 황해저층수가 있는데 솔릭이 제주 해상에 오래 머물면서 파도가 높이 치고 그러다보니 바다 아래 있는 찬물이 바다 표면까지 올라왔다”며 “결국 솔릭으로 인해 제주 해수 온도가 최대 6도까지 떨어졌는데 수온이 1도만 떨어져도 태풍은 강도가 약해진다”고 언급했다. 즉 태풍이 제주 해상에 오래 머물면서 제주 바다 아래의 찬물과 많이 섞이면서 강도가 약해졌다는 설명이다.

문 센터장은 “이처럼 태풍을 잘 예측하려면 바다 아래도 잘 봐야 할 뿐만 아니라 태풍 크기에 따라 바다와 어떻게 반응하고 피해의 정도는 어떤지를 잘 살펴봐야 한다”며 “태풍의 크기를 예측하기 위한 연구들을 많이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24일 오전 10시 기준 강원도 강릉 남서쪽 20㎞ 부근 육상에 있는 소형 태풍으로 변한 솔릭은 오전 11시께 동해로 빠져나가면서 오후부터는 우리나라가 태풍의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날 것으로 예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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