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상장 합니다"…비상장주식 투자리딩방 일당 무더기 검거

총책 등 45명 무더기 검거, 4명 구속
피해자 548명에게 175억 가로채
비상장 주식회사 대표와 범행 공모
가짜 상장 청구심사로 피해자 속여
  • 등록 2024-03-26 오후 12:00:00

    수정 2024-03-26 오후 12:00:00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허위의 기업 상장 정보를 이용해 투자를 권유하는 수법으로 피해자 548명에게 투자금 약 175억원을 뜯어낸 ‘투자 리딩방’ 범죄집단이 검거됐다.

총책 등 45명 무더기 검거, 4명 구속

범죄 수익금 41억원(사진=서울경찰청)
26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유령 컨설팅 회사를 설립하고 비상장주식 투자를 권유한 총책 등 45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 중 4명은 구속됐다.

이들은 2021년 11월부터 2022년 5월까지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지 않은 채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A회사의 비상장 주식이 수개월 내 상장될 예정이라고 속인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 548명에게 투자금 약 175억원을 속여 빼앗았다.

경찰 관계자는 “2022년 6월께부터 ‘비상장주식 투자사기 피해를 봤다’는 신고가 전국적으로 접수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수사대를 중요사건 집중 수사관서로 지정했다”며 “사건 419건을 병합 수사했고, 집중수사를 통해 범행 후 잠적한 불상의 피의자들을 차례대로 검거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총책 등을 검거하면서 주거지 등에서 현금과 명품시계 등 9억원 상당을 압수했다. 또 총책이 사설 금고 업체에 숨긴 현금 약 41억원과 명품시계 등을 추가 압수했다. 범죄수익으로 취득한 고가의 수입 차량 리스 보증금 7200만원을 기소 전 몰수보전 조치했다.

비상장 주식회사 대표와 범행 공모

범죄 수익금 41억원을 관리하는 경찰 모습(사진=서울경찰청)
수사 결과에 따르면 피의자들은 비상장주식 투자 사기를 목적으로 본사와 판매지사로 역할분담을 구분한 형태로 범죄집단을 조직했다. 본사는 총책과 자금 세탁책을, 판매지사는 지사장·실장·팀장·직원으로 구성됐다. 바지사장 명의로 유령회사 B를 설립한 후, 홈페이지를 개설하는 등 기업 상장을 전문적으로 컨설팅하는 회사로 위장했다.

피의자들은 ‘고성능 전기모터 전문기업’을 표방하는 비상장 주식회사 A의 법인 대표와 범행 수익을 나누기로 공모했다. 투자자들에게 가짜 상장 청구심사 승인서 등 조작된 기업 정보를 제공하면서 마치 A회사가 곧 상장될 것처럼 피해자들을 속여 주식을 판매했다. 그러나 A회사는 상장 계획이나 가능성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실제 사업을 운영한 사실조차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피의자들은 주요 경제지와 경제방송 등에 ‘고성능 전기모터 전문기업 A회사, 인도네시아 시장 본격 진출’, ‘A회사 북미 시장에 전기모터 5만 계약’ 등이 제목으로 사실과는 다른 기사형 광고를 게재했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기사형 광고를 진실로 믿고 투자를 했다가 피해를 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경기 침체 상황 속에서 고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유인해 서민들로부터 거액의 투자금을 뜯어내는 수법으로 서민 경제를 침해하고, 조직적 범행으로 자본시장 질서를 빠뜨리는 ‘리딩방 투자 사기’와 같은 금융범죄에 대해 집중수사를 통해 끝까지 추적 검거해 엄중한 처벌을 받게 해 민생경제 안정에 적극 뒷받침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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