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달라졌다…트럼프에 '황제예우' 베푼 이유는

트럼프, 오바마와 다른 대우 '눈길'
"다혈질 누그러뜨리려는 전략·中 문명과 발달 과시"
  • 등록 2017-11-09 오전 11:29:48

    수정 2017-11-09 오전 11:34:01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9일 중국 어린이들의 환영 속에 베이징 인민대회당으로 이동하고 있다.[AFPBB 제공]
[베이징= 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미국에 대한 중국의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이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 일정을 보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대한 대우와는 완전히 바뀌었다고 외신들은 평가했다.

9일 오후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 앞서 베이징 인민대회당에 입성하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부가 나와 그를 반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함께 의장대의 사열을 받았으며 백여명의 군악대와 함께 성조기, 오성홍기를 든 어린이들도 트럼프 대통령을 반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펑리위안 여사에 이어 시 주석과 악수를 하고 나서 시 주석 소개에 따라 왕양 부총리, 양제츠 국무위원 등 중국 고위인사들과 악수를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시 주석에게 자신의 수행단을 소개했다.

이미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국빈 그 이상’의 대우를 제대로 받았다. 미국 대통령의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이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트럼프 대통령은 레드카펫이 깔린 계단을 걸었으며 중국의 정치국원(25명)에 들어간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영접을 나왔다.

이 같은 모습은 지난해 9월 오바마 전 대통령이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와 미중정상회담을 위해 항저우를 방문했을 때와 완전히 다른 것이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레드카펫이 깔린 전용기 앞문이 아닌 동체 중간의 문으로 내려왔다. 레드카펫이 깔린 전용기 계단을 중국 측이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중국이 고의로 오바마 대통령을 ‘홀대’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게다가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자금성의 문을 닫고 연회를 베푼 것도 눈길을 끈다. 물론 역대 미국 대통령도 중국을 방문했을 때 자금성이나 만리장성을 관람해 왔다. 그러나 자금성에서 저녁 식사를 한 외국 지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이다. 특히 시 주석은 자금성 내 일반인 출입이 금지된 건복궁에서 연회를 열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홍콩 명보는 “건복궁은 2014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맞이한 중난하이(중국 최고지도부 거주지)의 잉타이보다 몇 배 수준이 높은 곳”이라고 소개했다.

또 시 주석은 부인인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 부부에게 자금성을 소개했다. 게다가 청나라 황제가 다니던 고궁 중축선을 따라 산보를 하기도 했다. 아울러 청나라 시대 서태후가 경극을 보기 위해 자주 찾았던 창음각에서 중국 전통 경극 ‘미후왕’을 관람했다. ‘국빈 그 이상’의 대우를 하겠다는 말이 빈 말이 아니었던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내외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내외가 8일 중국 베이징 자금성 내 보원루에서 차를 마시고 있다. 왼쪽부터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트럼프 대통령, 시진핑 주석, 펑리위안 여사[AFPBB 제공]
다만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환대는 트럼프 대통령 자체를 높게 평가했다기보다 중국이 국익을 끌어내기 위한 전략적 판단으로 보인다.

직설적인 트럼프 대통령을 누그러뜨려 양국 무역 불균형 등 첨예한 현안을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 해결하려 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감동하는 모습을 통해 중국이 미국과 동등한 위치로 올라왔다는 걸 전 세계에 보여준 만큼 중국으로선 ‘남는 장사’를 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역사의 황금기를 내세워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과 ‘중국몽(中國夢)’을 세계에 알리려는 시 주석의 의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역사학자인 제레미안 젠느는 “인민의 고통이 서린 장소라고 자금성을 비판하던 중국 공산당이 이제는 자금성을 외국 정상을 맞는 곳으로 쓰고 있다”며 “중국이 문명과 번영을 과시하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표정 굳은 탕웨이..무슨 일
  • 아슬아슬 의상
  • 깜짝 놀란 눈
  • "내가 몸짱"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