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26th SRE][WORST]재무개선 올인한 이랜드…`양날의 검` 될수도

부동산부터 브랜드까지 다 팔았는데..
  • 등록 2017-11-28 오후 12:18:00

    수정 2017-11-28 오후 3:41:33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이랜드그룹이 전방위적인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고 있음에도 26회 SRE에서 이랜드리테일과 이랜드월드는 워스트레이팅 10위에 올랐다. 득표수는 158명 중 17명(10.8%)로 이전 회차에 비해 많이 줄었지만 응답자 모두가 이랜드리테일과 이랜드월드의 신용등급 방향성이 ‘하향’으로 가야한다고 답한 것을 주목할 만 하다.

신용등급 ‘BBB’급인 이랜드그룹은 브랜드, 자산, 부동산 등 매각과 펀드 조성 등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있다. 최근에는 회사채시장에 나서지 않고 있는 만큼 26회 SRE 워스트레이팅 결과는 이랜드리테일과 이랜드월드의 상환능력보다는 절대적인 재무안정성에 대한 평가라는 의견이 나온다. 이랜드월드의 경우 신용등급이 평가사별로 ‘BBB’와 ‘BBB-’로 차이가 있어 신용등급이 낮은 쪽으로 통일돼야 한다는 시장의 의견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다. 또 2016년부터 이랜드월드와 이랜드리테일의 신용등급전망(아웃룩)이 ‘부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만큼, 이제는 아웃룩을 반영한 신용등급 조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도 시장의 중론이다.

재무구조 개선 진행 중..‘실효성’은 글쎄

이랜드그룹은 각 계열사의 부동산을 팔아 5000억원, 티니위니 브랜드 매각으로 8700억원, 모던하우스 브랜드 매각으로 7100억원 등 그동안 자구계획을 통해서만 2조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했다. 이 덕분에 그룹 전체 차입금 의존도를 2016년말 56.3%에서 올해 6월 말 46.4%으로 개선했다.

신용평가사들은 이같은 자구계획으로 이랜드가 현재 신용등급인 ‘BBB’급에 부합하는 재무지표를 보여주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럼에도 SRE 워스트레이팅 결과에서 볼 수 있듯 이랜드 그룹의 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이는 구조조정을 통해 이랜드리테일 등 일부 계열사만이 재무구조를 개선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이랜드그룹이 구조조정을 통해 확보한 2조원 중 이랜드월드에 순유입된 자금의 규모는 1000억원 내외에 불과하다. 티니위니 상표권 매각자금 2500억원은 중국정부의 승인문제로 국내 유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랜드리테일은 모던하우스와 부동산을 매각한 효과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별도 기준으로 올해 이랜드월드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마진이 지난해와 비슷한 6.1% 수준을 이어갈 전망이나 이랜드리테일은 매각 효과에 힘입어 지난해 10.0% 수준이었던 EBITDA 마진이 12.7%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자구노력이 사업에는 리스크..‘양날의 검’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잘 나가는’ 브랜드를 매각한 것이 오히려 사업경쟁력을 약화시켰다는 점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표는 개선됐지만 앞으로 ‘먹거리’가 걱정인 상황으로, 자구안이 ‘양날의 검’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랜드월드의 경우 국내 패션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에서 큰 매출을 기록했던 ‘티니위니’를 매각하며 당장 실적을 걱정할 상황이 됐다. 2016년 기준 티니위니 매각 전 중국패션 영업이익은 1520억원이었으나 매각 후에는 599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연결기준으로 전체 영업이익도 매각 전에는 4398억원에 이르렀으나 매각 후에는 3087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티니위니 브랜드 실적을 제외한 이랜드월드 패션부문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0.8%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전까지 이랜드월드 패션부문의 평균영업이익률은 4%대를 유지해왔다.

모던하우스를 매각한 이랜드리테일도 비슷한 상황이다. 모던하우스의 2016년 매출은 2989억원, 영업이익은 390억원이다. 모던하우스를 매각한 이랜드리테일은 이 수준의 매출감소와 수익성 저하를 감수해야 한다.

그룹의 지주사격인 이랜드월드의 차입금 부담이 그룹 전체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점도 문제다. 특히 이랜드월드의 차입구조가 단기화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2016년 9월 말 이후 이랜드월드의 단기성차입금 비율은 85%를 넘어선다. 2015년까지만 해도 66.1%였던 단기성 차입금이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단기성 차입금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신용도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좋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1조 증자 ‘숨통’..또 다른 재무부담 우려도

그룹의 ‘아픈 손가락’으로 떠오른 이랜드월드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1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다. 유상증자에만 성공하면 우선 재무구조를 크게 개선할 수 있을 전망으로, 성공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금까지 상황은 나쁘지 않다. 사모펀드(PEF)인 키스톤PE가 이랜드월드의 1조원 규모 전환우선주(CPS)를 펀드를 조성해 인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초반에는 투자 펀드 투자자 모집이 쉽지 않았지만, 최근 후순위 투자자를 찾으며 1조원 투자펀드 구성에 가속이 붙고 있다.

다만 이번 1조원 조달로 신용등급 상향까지 노려보기에는 문제가 아직 남아 있다. 투자 조건이다. 1조원 자금의 만기도래가 이랜드그룹의 또다른 재무위험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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