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중모색` 외환당국, 뭘 노리나?

환율하락 압력에 피신..간헐적 개입으로 속도조절
`달러 퍼내기`효과 기대..`불가피한 선택` 지적도
  • 등록 2007-05-10 오후 3:56:51

    수정 2007-05-10 오후 3:56:51

[이데일리 이정훈기자] "최근에 달러/원환율이 떨어졌다고 하는데, 연평균 환율을 보면 작년과는 달리 안정적이다. 단기적인 환율에 연연하지 않는다"

"외국 투자은행(IB)들 거의 모두가 우리 원화가 고평가돼 있다고 분석하고 있는 만큼 연말 달러/원환율은 분명히 지금보다 높을 것이다"

10일 정례브리핑에서 김성진 재정경제부 차관보(국제업무정책관)가 언급한 말들이다. 과연 그는 무엇을 말하고자 한 것일까?

◇ 인위적 개입 없다

특히 김 차관보는 브리핑 이후 기자들과 만나 "환율이 하락할 때마다 외환당국이 (달러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건 말이 안된다. 그런 주장은 외환시장의 투기세력들의 논리에 불과하다"고도 했다.

외환당국의 책임자격인 김 차관보의 이같은 발언을 종합해 보면 당국은 서서히 달러/원환율이 오를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에 따라 당장 환율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를 쓰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분명히 드러난다.

최근 달러/원환율 하락흐름 속에서 외환당국이 마땅한 쓸 수 있는 수단이 없다는 지적도 있지만, 어쨌건 현재 당국의 움직임은 암중모색(暗中謨索)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과 유로존, 일본의 금리 인상 기대감이 공존하면서 달러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이에 따라 대부분 아시아권 통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한국으로 외국인의 주식투자가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주춤하던 조선업체들의 해외수주도 다시 늘어나면서 환율 하락 압력이 너무 거세기 때문에 외환당국으로서도 일단 직접적인 대응을 피한채 하락속도를 조절하는데에 치중하고 있다.

◇ 스무드 오퍼레이션(미세조정)은 하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투기세력들의 환투기나 심리적으로 지나친 쏠림 등 의도적인 시장교란에 대해서는 그냥 주시하지 않을 것이고 달러/원환율이 지나치게 빨리 하락할 경우 속도를 완만하게 하는 조치는 늘상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에서 예상하고 기대하는 수준의 개입매수를 통해 국민적 비용으로 일부 투기세력에게 이익을 가져다주는 일은 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시장 개입을 위한 외평채와 통안채 발행에 따른 손실규모나 이자부담이 커지면서 `실탄` 확보가 용이하지 않다는 이유도 있지만, 적은 실탄으로 큰 효과를 노리겠다는 계산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

구두개입 역시 마찬가지. 최근 재경부는 구두개입의 창구를 허경욱 국제금융국장으로 단일화해 무분별한 당국 멘트로 시장이 우왕좌왕하지 않도록 하고 구두개입에 따른 효과도 극대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는 후문이다.

아울러 `달러 퍼내기`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해외투자 활성화 대책 역시 중장기적으로 외환시장의 수요와 공급간 불균형을 해소해 환율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는 계산도 함께 깔려있다.
 
◇ 최중경식 개입은 어려워

김 차관보는 "정부가 유동성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해외투자 활성화를 추진했다는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지만 해외증권투자 규모가 크게 증가하면서 국내 유동성을 줄이고 외환 수급을 안정시키는데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올 1분기중 내국인의 해외증권투자는 149억달러로 150억달러에 육박했다. 이는 전년동기의 55억달러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

국내 기업의 국외 직접투자는 1분기에만 20억6660만달러로 지난해 1분기 14억3940만달러보다 43.6%나 증가했고, 해외 부동산투자는 작년 1분기 4600만달러에서 올해에는 2억2600만달러로 급증했다.

이에 대해 한 시장 관계자는 "당국의 본격적인 시장 개입 요구가 계속되고 있지만 현재와 같은 당국 스탠스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정부 계산대로 수급 조절을 통한 환율 안정이 가능할지는 두고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뒤집어 보면 여건상 예전 최중경(전 재경부 국제금융국장)식 개입은 위험이 따를 것이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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