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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유럽의회 선거 참여가 사실상 불가피해졌지만, 노딜 브렉시트(합의 없는 EU 탈퇴) 우려에 대해선 일단 한숨을 돌렸다. 도날드 투스크 EU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영국에 “이번에는 제발 시간을 헛되이 쓰지 말라”고 경고했다.
EU, 10월말까지 브렉시트 연장 합의
1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27개 회원국 정상들은 브렉시트 연장 시한을 오는 10월말까지 늦추기로 최종 합의했다. 앞서 메이 총리는 EU 측에 6월30일까지 브렉시트를 늦춰주면 이 기간 동안 노동당과 협의해 브렉시트 합의문에 대한 의회 승인을 얻어 EU를 탈퇴하겠다고 밝혔다.
독일을 포함한 17개국이 장기 연장안을 제시했으나 프랑스가 강력하게 반대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질서 있는 브렉시트를 위해 영국에게 (합의를 이룰 수 있는) 합리적인 시간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브렉시트가 6월30일을 넘기게 되면 EU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U 정상들은 결국 양측 의견을 절충해 10월31일까지 브렉시트를 늦추기로 의견을 모았다. 투스크 의장은 할로윈 연장안을 발표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영국과 EU 모두 10월말까지 ‘탄력적 연기’에 합의했다. 영국이 최선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을 6개월 더 벌었다는 의미다. 이제 모든 것은 전적으로 영국의 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EU는 메이 총리가 제시한 6월말 조기 브렉시트 방안은 물론 브렉시트 철회 가능성까지 열어두기로 했다.
英, 노딜 피하려면…유럽의회 선거 참여해야
영국의 유럽의회 선거 참여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장클로드 융커 EU집행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영국이 유럽의회 선거 기간인 5월23∼26일 여전히 EU 회원국으로 남아 있게 된다면 선거에 참여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영국이 선거에 참여하지 않으면 “영국은 10월말이 아닌 6월1일 노딜 상태로 EU를 떠나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프랑스 정부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영국이 EU 기능을 방해한다면, EU는 더 높은 위험을 맞닥뜨릴 수 있다”면서 “노딜 브렉시트는 최악의 선택이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융커 위원장은 “영국이 EU 결정을 방해할 수 있는 기회는 매우 제한적이다”라며 “영국이 EU 회원국으로 남아 있긴 하겠지만, 때때로 27개국만 만나 논의를 가질 것”이라고 일축했다.
텔레그래프는 “영국이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하게 되면 메이 총리의 사퇴 요구가 더욱 거세질 것이다. 메이 총리 지지자들조차 등을 돌릴 것”이라며 “우리는 7월에 새로운 총리를 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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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가 10월말까지 브렉시트 시기를 늦춰줬지만, 메이 총리는 6월말까지 브렉시트를 실현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6월 말로 시점을 정한 것은 새로운 유럽의회가 7월1일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앞서 메이 총리는 영국 하원에서 “이 시기를 넘어서까지 브렉시트가 지연되는 것을 ‘총리로서’ 용납할 수 없다”며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메이 총리는 또 브렉시트 합의문이 의회에서 통과하면 사퇴하겠다고도 했다.
가장 큰 걸림돌은 EU가 브렉시트 기간을 늦춰주는 대신 영국에 제시한 조건이다. EU는 이날 EU 탈퇴협정과 미래관계 정치선언 중 ‘이혼조건’을 담은 EU 탈퇴협정에 대해선 재협상이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이는 그간 영국 정치권 분열을 초래시킨 백스톱(안전장치) 조항에 대해선 변경이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영국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은 이 조항이 영국을 EU에 영구 귀속시킬 수 있다며 여전히 반대하고 있다.
CNN은 “영국이 10월말까지 시간을 벌었다는데 초점이 맞춰졌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날짜는 6월30일”이라며 “7월1일에도 영국이 EU 회원국으로 남아 있다면 새로운 총리를 맞이할 것이고, 노딜 브렉시트부터 브렉시트 철회까지 모든 가능성이 의회에서 다시 논의되는 상상조차 하기 싫은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