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26th SRE]말 많았던 경남에너지 매각

요금 인상, 사모펀드 먹이감
  • 등록 2017-11-28 오후 12:38:16

    수정 2017-11-28 오후 12:38:16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경남에너지가 외국계 한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에 매각되는 과정은 그야말로 잡음의 연속이었다. 가스요금 인상설과 외국계 투기 자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SK그룹의 우회 입찰 의혹 등이 잇따라 나왔다. 경남에너지가 경남 동부권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등 공공재적 성격이 강한 회사인 탓이다. 그러나 매각이 6개월 지난 현 시점, 경남에너지는 별 탈없이 운영되고 있다.

경남에너지는 지난 5월 19일 호주계 PEF 운용사 프로스타캐피탈(이하 프로스타)에 매각됐다. 2012년 설립된 프로스타는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 가스 공급 시설에 주로 투자하는 운용사다.

매각 대상은 대주주인 상원컴트루(31.0%)와 2대 주주인 앵커에 쿼티파트너스(27.8%) 등이 보유한 지분을 포함해 총 96.5%였다. 프로스타는 해당 지분을 약 5000억원에 매입했다.

1972년 도시가스 공급을 위해 경남연탄주식회사로 설립된 경남에너지는 창원 등 경남지역 9개 시·군에 가스를 공급하는 일을 한다. 지난해 기준 가스판매량은 총 3만 8000톤이고 연결기준 매출액 6213억원, 영업이익 281억원, 당기순이익 285억원을 기록했다. 이같은 사업 안정성과 높은 실적은 프로스타 외에도 많은 PEF 운용사의 참여를 유도했다. 맥쿼리, 이큐파트너스, 싱가포르계 케펠인프라펀드 등이다. 이에 대해 당시 정의당 경남도당(위원장 여영국)은 “경남에너지가 현재 2대주주인 PEF 앵커에쿼티파트너스 인수 이후 두 차례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한 이 상황에서 공공재 관리와 운영이 또 다시 투기자본과 PEF에 의해 위기에 처해 있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프로스타가 경남에너지를 인수할 것이 유력시 될 시점엔 도시가스요금 인상 우려까지 나오는 등 비난 수위는 극에 달했다. 당시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공공산업인 국내 도시가스산업이 외국계 사모펀드들의 먹잇감이 되면 결국 도시가스요금 인상요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프로스타가 SK그룹 계열 PEF 운용사인 것이 확인되며 우회 입찰 의혹도 제기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는 조세피난처인 케이맨제도에 본사를 둔 프로스타가 SK그룹 계열사로 등록돼 있다. SK그룹은 “경남에너지 건은 그룹 자금을 쓰는 거래가 아니다. 관여하지 않았고 관여할 계획도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이러한 논란을 의식한듯 프로스타는 경남에너지 인수 직후 “정부·지역사회와 협력해 고객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발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프로스타는 적어도 경남에너지 인수 후 반년이 지난 현 시점까진 약속을 지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남에너지의 새 주인이 프로스타로 바뀐 후 도시가스요금이 되레 내렸기 때문이다. 지난 6월말 경남도는 7월 1일부터 향후 1년간 적용될 경남지역 도시가스 요금을 결정했다. 도는 소비자정책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경남에너지가 공급하는 도시가스 소매요금은 전년 대비 2.14% 인하했다. 여기에 한국가스공사가 지난 1일 도매요금 10.2% 를 내리면서 총 인하율은 8.8%가 됐다. 도시가스 요금은 경남에너지 등 가스공급자가 자의적으로 정하는 게 아닌 정부와 지자체가 정해진 절차를 통해 결정된다. 프로스타의 경남에너지 인수에 반대하는 측이 “경남에너지가 도시가스 가격을 결정할 권한은 없지만 인상 논리를 만들어 가격 결정권자인 경남도를 압박할 수 있다”고 한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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