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도 35살 넘으면 안 뽑아"…中취업 시장서 소외된 중년층

中기업, 이직·재취업에도 만 35세 미만 채용 선호
35~49세 고용층, 노동인구 절반…재취업 어려워
  • 등록 2023-06-26 오후 3:20:07

    수정 2023-06-26 오후 3:20:07

[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중국 기업의 만 35세 미만 채용 풍토 때문에 중년 노동인구가 재취업에 애를 먹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6일 보도했다. 최근 16-24세 청년실업률이 사상 최고로 치솟으면서 기업이 청년을 채용해야 한다는 정부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어 35세 이상 인구의 취업난은 더 가중될 전망이다.

1월 29일 중국 동부 안후이성 푸양에서 열린 취업 박람회. (사진=AFP)


중국 대다수 기업들은 채용 공고에 나이를 ‘만 35세 미만’으로 명시하고 있다. 연령 제한은 신입은 물론 이직자나 재취업자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공무원 시험도 응시자의 나이를 만 35세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다.

리창안 베이징 대외경영경제대학 연구원은 “35~49세 인구가 해고된 후 일자리를 구하는 데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고용 정책이 (연령 차별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35~49세 인구는 노동 인구의 절반에 달하는 4억3000만명으로 추산된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실직자가 늘어나면서 재취업에 애를 먹고 있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2020년 2월에서 9월까지 채용 플랫폼 자오핀에 이력서를 제출한 35세 이상 구직자 수는 전년동기대비 14.9% 증가했다. 이는 35세 미만 구직자 증가율의 두 배 이상이다.

중국 랴오닝성 선양에서 활동하는 헤드헌터 왕첸수는 “중년층은 급여에 대한 기대가 높고 직업 만족도가 떨어지지만 젊은 이들은 낮은 월급으로 고용할 수 있는데다 그들이 책임져야 할 가족도 적다”며 기업이 만 35세 이상 구직자를 선호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최근 수년 동안 취업 시장에서 연령 제한을 없애야 한다는 대중과 전문가들의 요구가 높았지만 별다른 진전은 없었다고 SCMP는 전했다. 중국은 올해 공무원 시험에서 석·박사 지원자격을 만 40세 이하로 상향했지만, 일반 지원자의 연령 제한은 그대로다.

중국 취업시장의 연령 차별은 중국 인구 감소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를 앞지른 중국은 세 자녀를 허용하고 있지만 부모의 직업 안정성이 출산율을 저하의 원인이 된다는 분석이다. 지난 5월 금융권에서 해고된 후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미아 팬 씨는 “우리(세대)가 세 자녀 정책의 주축 아닌가”라며 “수입도 없는데 어떻게 더 아이를 가질 수 있겠나”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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